'서울 농부의 시장'에서 건강한 음식을 찾다

입력 2013.08.02 17:30

"엄마! 내가 먹는 건 누가 키웠어?"

집 앞으로 찾아온 로컬푸드를 만나볼 차례다. 전국 지자체에서 검증한 농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농산품을 들고 주기적으로 서울로 와서 ‘서울 농부의 시장’에 참가한다. 저농약·무농약·친환경은 물론 농부의 열정까지 보태 키웠다. ‘서울 농부의 시장’에선 유통단계를 줄여 3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농산물을 생산한 농부와의 직거래를 통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Part 1 '서울 농부의 시장'을 가다
'서울 농부의 시장'은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됐다. 사람들은 스토리가 있는 농산물을 보고 듣고 맛보고 즐긴다.

서울시와 쌈지농부가 만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년 내 서울을 도시 농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쌈지농부는 “단순한 농산물 거래를 넘어 도시농업 문화를 알리고 즐기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만나 ‘서울 농부의 시장’이 탄생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서울 농부의 시장’은 도심 공공장소에 장터를 열어 시·도 추천 농수산특산물과 서울 근교 도시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 공정무역과 로컬마켓에서 직접 만든 2차 가공품 등을 판매한다. 매년 4월~11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린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리던 것이, 올해는 일요일엔 ‘광화문광장’, 토요일엔 ‘북서울 꿈의숲’과 '보라매공원'에서 열린다. 폭염기엔 휴장한다.

'서울 농부의 시장'에 가면 전국 59개 시·군의 우수 농수산 특산품 340여 품목을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시·군에서 이미 여러 번 검증을 거쳐 선정했기 때문에 품질이 믿을 만하고,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스토리가 있는 시장

'서울 농부의 시장'은 일반 직거래 시장이 아니다. 단순 구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농부에 대한 이해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의 전개 방식은 생각 외로 다양하다. 일단 각 부스 앞에는 농부 개개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적어놓았다. 포스트에는 농부의 이름부터 판매되는 상품, 재배 방식을 소개한다.

"솔발재농장은 경북 영덕군 송천리 주왕산 자락 하늘 아래 첫 동네 청정지역 함지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밭을 일구고 키토산 대게 퇴비를 등짐으로 날라 뿌리고 심은 지 어언 6년이 되었습니다. 비료나 농약, 제초제 한 번 뿌리지 않고 손으로 직접 풀을 뽑아 주었으며, 노지에서 더우나 추우나 묵묵히 견디어 내는 천년초와 함께 8년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소비자는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농부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작물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맛을 봐야 맛있는 줄 안다

'토종 라이브 섹션'에서는 한국 토종 ‘앉은뱅이밀’에 대한 설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할아버지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수함이 묻어난다. 바로 옆 부스에서는 앉은뱅이밀로 건강빵을 만들어 판매하며, 앉은뱅이밀을 직접 맛볼 기회도 제공한다. 로컬푸드 개발업체 ‘두레 씽크푸드’는 시장 내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을 2~3일 전 미리 받아 향토 음식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해 판매한다. 두레 씽크푸드 김은경 대표는 로컬푸드와 시중 마트에서 판매하는 유통기간이 긴 식품의 차이는 직접 먹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는 직거래만으로 판매를 유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배추, 쌀을 무작정 부스에 놓고 팔면 시중 마트에서 파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알겠어요? 결국은 전달 매체가 필요합니다. 관광으로 풀든 외식으로 풀든, 먹어볼 기회가 생기니 소비자도 구매하게 되죠.”

소비자들은 ‘서울 농부의 시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된 농산물을 보고 듣고 맛본 뒤 구매를 결정한다. 또 스토리를 통해 농산물 이상의 것을 구매하고 체험한다. 이 과정을 거쳐 구매한 것을 맛보았을 때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서울 농부의 시장’은 4월~11월 매주 토요일엔 북서울 꿈의숲, 보라매공원에서, 일요일에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사진 조은선 기자
Part 2 농부가 말하는 로컬푸드

'서울 농부의 시장'에서 만난 농부들과 한판 수다를 떨었다. 철학이 담긴 그들의 농업 이야기를 들어본다.

가가호 직거래 영어조합 이대건 농부

어떤 미역이 좋은 것이냐 물으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짙은 검은빛’이 도는 것이라 답하죠. 땡! 틀렸어요. 인터넷에 미역을 검색해 보세요, ‘미역은 갈조식물 미역과의 한해살이 바닷말. 요오드를 특히 많이 함유하고 있어 산후조리에 특히 좋으며, 식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나옵니다. 미역은 녹조류가 아닌 ‘갈조류’라는 사실. 초록빛이 도는 것은 양식 미역일 가능성이 크며, 갈색일수록 상품(上品)입니다. 다시마도 마찬가진데, 새까맣고 폭이 넓은 것보다는 폭이 좁고 갈색빛이 도는 뻘 다시마가 좋은 거예요. 뻘 다시마가 왜 좋냐고요? 영양가 없는 모래밭에서 키운 것보다 생명의 보고 뻘에서 키운 게 훨씬 좋지요. 땅이 좋아야 뭐든 잘 자라잖아요?

김도 사람들이 잘못 아는 것이 있어요. 무조건 재래김, 조선김이 좋은 줄 아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말은 장사꾼들이 팔아 먹으려고 만든 단어예요. 김은 생산 방식에 따라 지주식과 부류식으로 구분하는데, 밀물과 썰물 작용에 의해 자연스레 생산되는 것이 지주식 김이에요. 수심 얕은 바다에 대나무로 지주를 세워 놓고 김발을 설치해 여기에 김을 양식해요. 밀물과 썰물에 의해 하루 한 번씩 김이 뒤집어지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광합성을 하고, 모진 풍파를 이겨내며 강인한 생명력을 갖게 되죠. 하지만 부류식은 달라요. 바다에 스티로품을 띄운 뒤 그 밑으로 그물을 걸고 김을 키워요. 이렇게 키우면 김이 항상 바닷물에 잠겨 있어 김 대신 다른 해초류가 많이 자라요. 그 때문에 유기산, 염산 처리를 하죠. 그럼에도 전국 김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어요. 왜냐고요? 부류식 김은 15일 정도면 다 자라지만, 지주식 김은 자라기까지 30일 정도 걸려요. 당연히 생산량 많고 빨리 자라는 부류식 양식을 택하는 사람이 많은 거죠. 가가호 직거래 영어조합에서는 갈색빛이 도는 미역과 뻘 다시마, 지주식 양식으로 키운 김을 판매해요. 적은 양을 팔아도 양심을 걸고 좋은 먹거리만 판매합니다. 농부의 시장 외에 홈페이지를 통한 구매도 가능한데, 홈페이지가 예쁘지 않아요. 멸치 조업하고 미역 따느라 홈페이지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 하지만 상품 하나는 이름을 걸고 보증합니다. 가가호 직거래 영어조합 전남 진도군 고군면 진도대로 32-1 문의 061-544-1313 홈페이지 www.dof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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