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쪼개 먹으면 부작용 '위험'

입력 2013.07.24 09:10

코팅 파괴돼 단시간 흡수… 진통 효과도 없어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암성(癌性) 통증, 만성췌장염, 만성요통, 대상포진, 수술 후 통증 같이 강도가 심한 통증은 마약성 진통제로 다스려야 한다.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을 효과적으로 없애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마약' 성분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의사들도 처방을 꺼리고, 환자들도 약을 먹지 않고 참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모르핀 환산 1인당 연간 45㎎)은 세계 평균(58.11㎎)보다도 낮고 가장 많이 쓰는 미국(693.44㎎)의 15분의 1 수준이다. "나중에 더 큰 통증이 오면 약효가 없을 것 같아서" "중독이 될까봐" 같은 오해가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유엔 국제마약관리위원회와 세계보건기구(WHO)는 통증 조절을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통증 환자가 마약성 진통제를 쓴다고 마약에 중독되는 것은 아니다. 중추 신경의 쾌락 중추에 작용하는 마약 성분은 기본적으로 중독성이 있지만, 통증 환자는 쾌락 중추가 망가져 있기 때문이다. 통증 환자의 약 중독률은 수십만 명당 한 명꼴이다.

마약성 진통제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에 맞춰 종류와 양이 정해져 처방된다. 따라서 환자가 중독을 두려워해서 처방을 따르지 않고 약을 쪼개 적게 먹으면 안 된다. 서서히 녹으며 효과를 내는 약을 쪼개면 약을 싸고 있는 코팅 성분이 파괴돼 12~24시간 동안 흡수될 양이 1~2시간 만에 모두 흡수된다. 그렇게 되면 통증 조절도 안 되고 메스꺼움이나 어지러움, 졸림 같은 부작용만 생긴다.

마약성 진통제 성분 중 하나인 옥시코돈의 경우, 최근 환자가 임의로 약을 쪼갤 수 없도록 하는 방법으로 개발됐다. 약에 고분자 화합물을 섞어 어지간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고 특수 용매가 아니면 녹일 수도 없다. 믹서로 갈아도 쌀알 크기 정도로만 부숴지고 물이나 알코올에 넣어도 젤리처럼 변할 뿐 녹지 않는다. 환자 마음대로 양을 줄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포장된 형태 그대로 먹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진통 효과를 제대로 내게 된다.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용철 교수는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권하면 아직도 처방을 꺼리는 경우가 있다"며 "오남용을 막는 방법이 더 많이 실용화되면 보다 안전하게 마약성 진통제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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