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상실 노인, 치매 단백질 제거로 극복?

입력 2013.07.05 11:39

최하정(54, 가명) 씨는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냄비를 태우거나 여행지에 가기 전 항상 휴대폰을 챙기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은행까지 가서야 통장을 집에다 두고 온 것을 알았다.

치매로 말미암은 기억력 상실로 고통을 받을 일이 앞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부터 닷새간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세계노년학회 학술대회에서 세계적인 치매 권위자 프랑스 폴 사바티에대 내과·노인학과 브뤼노 벨라스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년 이내 치매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50% 이상이다”고 말했다.

벨라스 교수는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치매 임상연구센터에서 1680명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3~4개의 치매 백신을 임상실험한 결과 일부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한 번 걸리면 완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치매 치료에 돌파구가 생기는 셈이다.

벨라스 교수에 따르면, 치매 초기 기억상실 증상이 나타나고 3년 이내에 치매 단백질 제거 치료를 받으면 치매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발병률을 보이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조직을 손상시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약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뇌의 어느 곳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있는지 알 수 있고, 이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제 개발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치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치매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도 치매가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면 뇌세포가 완전히 파괴된 후여서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벨라스 교수는 치매 예방과 치료의 핵심을 적절한 영양 섭취와 식습관 개선으로 꼽았다.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 등 푸른 생선과 함께 당근, 브로콜리, 오렌지, 사과 등을 꾸준히 먹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그는 조언했다. 또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것도 추천했다.

한편, 치매 예방 효과가 알려졌던 ‘은행’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스 교수팀이 치매에 걸리지 않은 70세 이상 노인 2854명을 대상으로 5년간 임상시험을 했더니, 은행 추출물을 먹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의 치매 발병률이 각각 4%와 5%로 별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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