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올레 걷기여행을 다녀와서
헬스조선은 지난 6월 2일부터 6일까지 규슈올레 4개 코스 걷기 프로그램을 명상전문가 김종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교수와 함께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여행을 다녀온 후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그 마음을 담아 규슈올레 걷기여행 후기를 보내왔다.
지난 6월 초 '헬스조선 규슈올레 걷기' 참가자들과 함께 4박5일간 걸었다. 참가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이고, 70대도 상당수였다. A씨는 오랫동안 시댁 어른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지친 몸을 이끌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우선은 잠시 벗어나기 위해 떠났지만, 걸으면서 무엇인가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참여자들에게서 듣는 위로의 말 한마디가 자신도 쉴 수 있다는 안도감과 행복감을 갖게 해준다고 했다. B씨는 "오랜 동안 류머티즘을 앓고 있다. 걷기 여행이 관절염 환자 처지에서는 썩 내키지 않지만, 그래도 작은 희망을 얻고자 한다"고 했다. 링거액을 맞으면서 이 여행에 대한 기대를 불태웠다.
70대 C씨는 부인과 함께 왔다. 자신은 세계 각국의 명산을 다녔는데, 정작 부인과 같이 못 간 것이 아쉬워 이제부터라도 "같이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신청을 했다"고 한다. 부인은 자신없다고 했지만, 남편의 '보살핌'을 받아 가며 여행을 즐겼다. 77세 최고령자 D씨는 누구보다 건강에 자신이 있는 듯 매번 선두에 나섰다. "60대 젊은이에게 폐 끼치기 싫다"며, 다른 참가자들의 롤 모델이 돼줬다. 이렇게 사연이 많은 참가자들이 모여 여행을 시작했다.
1 Day 히라도 올레
히라도올레는 제주올레를 많이 닮았다. 가와치고개에서 내려다본 정경은 제주의 어느 오름에서 본 것과 같았다. 대초원을 오르면 어느새 고개의 정상을 만나고, 그곳에서 바다와 섬을 보고, 또 바람을 만나는 코스였다. 일본의 개화기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개항기의 건물, 특히 가톨릭의 유적을 볼 수 있는데, 가톨릭 성당과 교회가 함께 어우러져 종교적 포근함을 맛볼 수 있었다. 일본 여행의 강점은 하루를 마감하며 온천욕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을 코스 마지막에 족욕을 하면서 피로를 씻어 냈다.
첫째 날의 건강강좌 시간은 강의를 맡은 입장에서 무척 부담스러웠다. 한국에서의 출발, 하루 종일 걷기, 걷기 후 온천, 그리고 저녁식사까지. 새벽 4~5시에 시작된 하루 일정이 거의 끝날 무렵 시작된 강의다. 아무리 열심히 들으려 해도, 듣는 것은 고사하고 참석하는 것조차 고통일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60~70대 분들이 강의를 열심히 들어으셨다. 아니, '젊은' 강사와 눈을 맞추며 강의에서 같이 움직였다. 감동이었다. 건강에 대한 열정의 단편이기도 하다.
2 Day 다케오올레
걷기는 다케오 온천역에서 출발했다. 30분 이상 도심을 걸었다. 물론 도심이라고 해도 자그마한 마을에 불과하다. 다케오올레는 스토리가 많다. 하지만 걷기여행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스토리가 묻히는 아쉬움이 있다. 대표적인 게 절이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재미가 있는 게 이 코스의 특징이었다. 산 정상에 올라 볼 수 있는 풍경이 뛰어났다. 도심으로 내려와 또 다른 ½º토리를 만났다. 다케오 신사와 대나무·녹나무 숲길, 그리고 3000 년 수령의 거대한 녹나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1300년 역사를 지 닌 온천이다. 100년이 넘은 호텔에서 1000년 이상 뿜어져 나오는 온 천을 즐긴 것만으로도 약간은 고될 수도 있는 다케오 올레의 모든 것 을 보상받았다. 온천 마을의 선술집은 여행객의 밤까지 책임졌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남자들만 숙소 근처의 작은 이자카야에 모였다. 보통 이런 여행에 남자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는 부부 동반이 많다 보니 남자들이 적지 않았다. 여성들은 온천이 좋다고 합창을 하지만, 남자들은 따로 보상받고 싶은 것이 있었다. 여성들 의 수다보다 더 정감 어린 대화가 오갔다. 함께 참가한 부부들의 행 복 비을 알 것 같았다. 서로 공유하는 건강관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똑같았다.
3 Day 오쿠분고올레
오쿠분고올레는 걷기여행에 가장 적합한 코스다. 야트막한 경사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계속 걸었다. 코스 중간에 후코지 절이 있는데, 마애석불과 피아노를 치는 절의 스토리가 있다. 마애석불 앞에서 절을 바라보면, 주지 스님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작은 주상절리의 물소리를 들으 면서 한참 올라가면 오카산성 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따뜻한 햇볕을 쬐다 보니 과거 이 성의 주인이 얼마나 뿌듯했을지 느껴졌다. 규슈의 중심이라, 여러 명산(名山)을 한눈에 담는 재미도 있었다. 민박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운이 좋으면 반딧불도 만날 수 있다.
현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여행의 또 다른 기쁨이다. 셋째 날, 우리 일 행은 흩어져 민박을 했다. 40여 명이 10가구에 흩어져 하루를 보냈다. 우리를 마중 나온 민박 주인의 다양한 차(車)를 보며 환호하고 또 걱정하면서 우리는 각자 흩어졌다. 음식, 상대방에 대한 배려, 그들 의 삶에 대한 진솔한 모습을 하나씩 접하면서 일본 저변에 있는 문화를 느낄 수 있다.
4 Day 다카치호올레
걷기 중 만난 시골 폐교에서 지역 농산물로 만든 채 식 정찬을 즐겼다. 채식은 일정 내내 접했지만, 그 지 역에서 나는 산물로 만든 것이라 더욱 생기가 넘쳤다.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감동을 느꼈다. 걷기여행 중에 또 다른 건강을 만난 것 은 큰 선물이다.
다카치호올레는 다카치호 신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신사 에 잠시 머무르면서 일본의 건국신화를 들었다. 다카치오 협곡과 마 나이 폭포를 지나면서 눈이 즐거웠다. 걷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 나즈막한 능선을 넘고 또 넘었더니 어느새 마루오노 녹차 밭에 이르렀다. 녹차 밭이 원래 바람이 많은 곳이어야 하는데, 이곳의 신선한 바람이 그동안 짊어졌던 짐을 모두 날려 보냈다.
나흘간의 걷기를 모두 마쳤다. 매일 15km 정도, 총 50km가 넘는 긴 여정이었다. 자연, 문화, 인간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건강과 힐링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선언을 했다. 내 몸 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움직이고, 그 가운데 생기를 찾고 건강을 회복 하고,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걷기를 계속하기로 다짐했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 '힐링'을 심어준 여행이었다.
Travel Tip 규수올레란?
제주올레 브랜드를 그대로 딴 일본판 트레킹 코스다. 2012년 2월 4개 코스를 시작으로, 올해 4개 코스를 추가로 만들었다. 8개 코스의 총 길이는 106.4km. 코스 개발, 자 문, 길 표식 디자인을 모두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가 제공했다.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제주올레와 달리, 일본 규슈의 6개 현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모든 코스를 돌아보려면 열차나 버스,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 규슈관광추진기구는 규슈 구석구석을 모두 연결하도록 올레를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규슈올레 명상 걷기 프로그램은 오는 10~11월에도 진행할 계획이다.
문의 헬스조선 힐링여행사업부 02-724-7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