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부대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복부대동맥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이 병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복부대동맥류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의 장기에 보내는 가장 큰 혈관으로서 흉부대동맥에서 이어지며, 횡격막 하부를 지나간다. 복부대동맥에서 여러 분지동맥이 갈라져 나와 위·간·소장·대장·신장 등에 혈액을 공급한다. 이때 혈관벽에 콜레스테롤, 지방 등 동맥경화의 위험 인자가 쌓이면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약해진다. 약해진 혈관벽은 혈압을 견디지 못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된다.
이 병은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서, 초음파나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복부대동맥은 지름이 2㎝ 정도인데, 이보다 1.5배 이상 부풀어 오르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한다. 혈관이 풍선처럼 계속 부풀면서 얇아지다가 찢어지면 급사를 부른다. 복부대동맥이 파열되면 70~80%가 사망하는데, 그 중 25%가 병원에 오기 전에 사망하고, 46%가 병원에 도착해 수술해도 사망한다는 통계도 있다.
복부대동맥류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담배 내 유해물질이 체내 유해산소 생성을 촉진해 혈관 내막이 얇아지고, 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하고 부풀어 오른다. 나이도 영향을 미친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박양진 교수는 자신의 논문 '국내 복부대동맥류 환자 치료의 실태 조사'에서 "전체 복부대동맥류 환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에서 진단되었고, 나이가 높을수록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증가 추세가 더 높다"고 밝혔다.
복부대동맥류의 치료는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 나이가 많은 환자는 주로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을 권한다. 금속스텐트와 인조혈관이 결합된 스텐트그라프트를 다리 혈관을 통해 팽창한 부위에 밀어 넣는 것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통증과 합병증도 적다. 그렇지만, 시술 부위의 혈관 압력이 낮아지면서 혈액이 역류하는 부작용이 있어서, 3~6개월마다 복부 CT로 추적 검사를 필요로 한다. 반면, 젊은 환자는 배를 열고 부푼 혈관을 인공혈관으로 대체하는 개복수술을 권한다. 대동맥의 혈액 흐름을 차단하는 대수술이어서 사망률이 3~5%에 달하고, 수술 후 20%가량 합병증이 생긴다. 그렇지만, 수술이 잘되면 장기적인 경과가 좋고, 시술 후 매년 수차례 CT를 찍으면서 추적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