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환자’이기 이전에 ‘여성’임을 고려해야

• 여성성 상실로 인해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유방암 환자들, 미용적인 요소와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법 등장으로 기대감 고조

• 치료 효과는 물론 삶의 질까지 높여주는 새로운 표적치료제,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대안으로 떠올라

올 초 유방암에 걸린 세 자매의 암 극복기와 유방재건술을 다룬 한 TV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 자매는 유방암 치료 과정에서 한쪽 가슴 전체를 절제한 후 여성으로서 느낀 상실감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여성 환자들에게는 유방암이 다른 어떤 암보다도 잔인한 질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하지만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의 범위가 질병 치료에서부터 여성성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까지 넓어지게 됐다. 따라서 환자로 하여금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삶의 질을 유지시켜주는 치료법들 또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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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1] 가슴을 최대한 보존하는 유방 보존술 & 유방 재건술에 대한 관심 증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흔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먼저 받는다. 수술은 크게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절제술과 일부만 절제하는 보존술로 나뉘는데, 종양의 범위 등 유방암의 조직학적인 측면은 물론 환자의 정서적인 측면을 고려해 수술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암이 여러 개 있는 다발성이라든지, 유방사진에서 미세석회화침착이 넓게 있다든지, 유두 가까이에 암이 있다든지, 암이 심해 피부를 침범한 경우, 그리고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유방을 다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유두와 피부를 포함한 유방 조직 전체와 겨드랑이 림프절을 모두 절제하는 전체 절제술은 여성 환자들에게 큰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유방암학회가 유방 절제술을 받은 환자 22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66.8%가 “여성으로서 매력을 상실했다”고 답했으며, 62%가 “장애인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 수치는 오히려 유방암 재발에 대한 걱정(59.4%) 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유방 보존술은 유방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유방암 조직을 포함해서 주변 정상조직의 일부만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종양의 크기가 작고, 범위가 넓지 않은 경우에 실시할 수 있다. 보존 수술 이후에는 방사선치료로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암을 억제한다. 요즘은 수술 전 항암치료로 종양의 크기를 줄여서 보존술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유방 보존 수술은 유방의 많은 부분이 남아있어 자신의 유방 모양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미용 효과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만족감이 크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방 보존술을 받지 못하는 여성 환자들은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을 위한 전문 속옷 브랜드의 착용도 고려해볼만 하다. 전문상담 직원과의 1:1 컨설팅을 통해 각 환자의 신체조건에 맞는 인조유방을 비롯해, 착용 후 활동에도 뛰어난 안정감을 주는 특수 설계의 브래지어와 기타 보형 제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방재건술이 발전하면서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도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가슴 연출이 가능하다. 유방의 피부도 최대한 살리고, 심지어 유두와 유륜까지 재건하는 등 미용 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 재건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환자 본인의 뱃살이나 등, 엉덩이 부분의 조직을 이용하거나, 조직확장기, 인공 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전에는 유방 절제술 후 2년 정도가 지나면 복원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으나, 최근에는 유방절제와 동시에 복원수술을 함께 진행하는 추세다.  유방재건술은 유방암 환자의 정신적 만족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미용성형술로 분류되어 있어 비싼 수술비의 부담이 있지만, 최근에는 유방재건술의 건강보험 적용 입법도 추진 중에 있다.

[Trend 2] 부작용 적고, 여성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신개념 표적치료제 등장

유방암 환자들이 여성으로서 느끼는 심적 부담감은 비단 미용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는다. 한 가정의 주부로, 또는 아내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온전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느냐 여부 역시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 후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세 전이를 차단하기 위해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항암화학요법에는 몸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세포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강한 치료약이 쓰인다. 이 치료약은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하지 못해 입 주위나 머리카락, 내장세포 등 빠르게 분열하는 보통의 세포들도 함께 파괴한다. 따라서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은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머리카락이나 눈썹 등 체모가 순식간에 빠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독성으로 인한 구토와 설사, 피로감 등의 수 많은 부작용도 환자들의 삶의 질에 큰 위협이 된다. 이런 부작용들은 특히 여성 환자들에게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환자들은 신체적인 고통과 더불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경제활동은 물론,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나마 생존률이 높은 조기암의 경우에는 항암화학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치료를 이어가려는 치료의지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재발하거나 말기 유방암 환자의 경우, 치료의 목적이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이라는 점을 고려했을때, 인간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항암화학치료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항암화학치료와 함께 보조요법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이 항호르몬 요법(내분비요법)이다.  항암화학치료와 같이 전신치료가 가능하지만, 약물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나다. 유방암 환자의 60~70%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유방암(호르몬 수용체 양성)인데, 이 경우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차단해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내분비치료는 내성의 문제가 있어, 몇 년이 지나면 유방암이 다시 진행되기도 한다.

항암화학치료와 내분비요법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제가 바로 표적치료제다. 표적치료제는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로서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해 억제시키는 치료법이다. 덕분에 정상세포에 대한 영향이 작고, 약제의 내성 가능성을 줄였다.  부작용 및 독성 누적을 최소화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항암화학치료를 받을 때와 같이 병원에 통원할 필요 없이, 먹는 약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복약편의성도 높인 점도 또 다른 장점이다. 대표적인 치료제로 작년 12월 국내에서 승인받은 노바티스의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가 있다. 아피니토는 암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mTOR 경로를 표적 억제하는데, 기존의 내분비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폐경 후 호르몬수용체 양성HER2 음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 대규모의 임상 진행 결과, 아로마타제 억제제(엑스메스탄)과 아피니토를 병용해서 치료할 경우, 종양의 성장이 없는 생존기간(무진행생존기간, PFS: Progression Free Survival)을 두 배 이상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피니토는 호르몬 치료의 유효성을 증대시켜주는 유일한 표적 치료제임과 동시에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의 항암화학치료의 시작을 늦출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Trend 3] 여성성과 자존감 회복을 위한 심리치료까지 겸비한 통합치료 각광

유방암의 치료는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무엇보다 지속적 관리가 중요하고 특정 분야에 국한되기 보다는 여성성을 고려해 다양한 영역에 걸친 종합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국립 암센터를 비롯한 많은 대형 병원에서는 유방암 전문 센터를 운영해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 전문의, 항암제 치료 담당 내과 전문의, 방사선치료 담당 방사선종양내과 전문의, 전신 재발 검사를 위한 핵의학과 전문의, 유방 재건을 위한 성형외과와 수술 후 재활을 돕는 재활전문의 등이 협진을 통해 유방암의 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치료의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다. 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술 후 우울증 극복을 위해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상담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병원에 따라서는 ‘종양정신과’ 전문의를 두는 곳도 있다. 진단을 위한 검사와 동시에 심리적인 검사를 동시에 실시해 환자의 우울감과 불안감의 정도를 측정한다. 유방암 환자들은 진단 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적응장애를 겪거나, 치료 중 부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 및 식욕의 변화, 피로감,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소한 신체의 변화에도 일반 환자들보다 불안감이 심하다. 심리적 상태가 신체에 영향을 주어, 우울감을 많이 느끼는 환자의 경우에는 부작용도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이것이 부담감으로 작용해 결국은 치료의 순응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유방암센터에서는 심리 상담과 약물처방으로 유방암  환자가 여성성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환자의 심리를 안정시키으로써 치료 의지를 북돋는 것도 심리상담의 목적이다.

Health Tip 유방암 치료                                                             

방사선 치료 : 방사선 치료는 유방절제술 후 혹시 수술 부위에 남아 있는 암세포를 박멸하기 위하여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하거나, 병이 진행되어 수술을 하기 어려운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대신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또, 수술 부위의 재발 또는 뼈나 뇌 등의 장기에 전이된 경우에는 완화 요법의 일환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항호르몬 요법 : 항호르몬 요법은 환자의 고통이 덜하고 효과가 뛰어나 주목받고 있는 보조요법이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의 60~70% 정도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암세포가 성장하게 되는데, 항호르몬 보조요법은 여성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게 하거나(아로마타제 억제제), 작용하지 못하게(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SERM) 하는 방법으로서 검체의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경우에 투여하게 된다. 폐경 전 여성에게 투여하는 항호르몬 치료제로는 고세렐린, 타목시펜 등이 있다. 반면에 폐경 후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에게는타목시펜과 같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 또는 아나스트로졸, 레트로졸, 엑세메스탄 등의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사용되는데, 일정 기간 투여 후에는 저항성이 발생하여 다른 약제로 변경하기도 한다.

항암화학요법 : 항암치료로 일컬어지는 항암화학요법은 다양한 약제들이 사용되며, 통상 2가지 이상의 약제를 병합 또는 순차적으로 투여한다. 아직 많은 항화학요법제들은 정맥주사로 투여되고, 전신에 미치는 부작용이 심한 경우가 많아서 환자가 삶의 질을 제대로 유지하면서 지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폐, 뼈 등의 장기에 전이되어, 그로 인해 환자가 고통을 받을 때에는 항암화학요법으로 통증을 제거하거나 줄일 수 있어 완화요법의 일환으로 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용된 약제에 따라 탈모, 구토, 식욕부진 등 부작용의 종류와 강도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이 완료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손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표적치료법 : 표적치료법은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 개발 중에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다. 유방암의 표적 치료란 일반적인 항암화학요법이 갖고 있는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가리지 않는 비특이성과 약물의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들을 선택적으로 억제시키고자 표적화한 치료법을 말한다. 성장인자수용체 유형2(HER-2) 유전자는 침윤성 환자의 약 20~25%에서 과발현되어 있으며, 이런 경우 재발이 빠르고 생존 기간이 짧아 불량한 예후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HER2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여 개발되어 현재 유방암에서 적응증을 받은 치료제는 트라스트주맙, 라파티닙이 있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표적 항암치료제가 개발돼 적절한 대안이 없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12월 국내 승인받은 노바티스의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는 암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mTOR 경로를 표적해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로 기존 호르몬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폐경 후 진행성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HER2 음성인 환자들에게 사용이 가능하다. 대규모 임상결과, 항암화학요법 치료 전,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함께 복용하면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2배 이상 유의하게 연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효능을 입증했다. 더이상 암세포가 성장하지 않는 상태로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2배 이상 늘려주기 때문에, 항암치료의 시작을 늦출 수 있는 대안이 됨과 동시에 호르몬 치료의 유효성을 증대시켜주는 유일한 표적 치료제로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