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 빠른 20대 치주염, 방치하면 잇몸 망쳐

만성 보다 위험한 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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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주로 생기는 급진성 치주염은 만성 치주염보다 진행 속도가 4~5배 빠르다. 사 진은 급진성 치주염이 생긴 20대 여성의 엑스레이 사진. 동그라미 속 까만 부분이 치조골이 파괴된 부분. / 경희대치과병원 제공

군인 정모(23·경남 창원시)씨는 최근 양치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잇몸이 여기저기 붓고 아팠다. 훈련 중 양치질을 제대로 안 해서 충치가 생겼거니 했는데, "급진성 치주염이 생겨서 이를 다섯 개 뽑고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는 치과 진단을 받았다.

중년 이후에 주로 생기는 치주염이 20대에 늘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가 최근 서울대치과병원 등 치과병원 네 곳의 치주과 내원 환자를 조사했더니 2012년 20대 환자 비율이 2008년보다 17% 늘었다.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허익 교수는 "20대 치주염 중 상당수는 일반적인 만성 치주염보다 훨씬 위험한 급진성 치주염"이라고 말했다.

20대 치주염, 진행 5배 빨라

40대 이후에 주로 생기는 만성 치주염은 치아 뿌리를 싸고 있는 치주인대·치조골을 10~15년에 걸쳐 서서히 녹이거나 삭혀서 없앤다. 허익 교수는 "15~35세에 주로 생기는 급진성 치주염은 이보다 진행속도가 4~5배 정도 빠르다"고 말했다. 심하면 발병 2년 안에 잇몸이 대부분 망가질 수 있는 것이다.

급진성 치주염은 ▷가족력이 있거나 ▷급진성 치주염과 관련된 A.A세균 등이 치석·치태 속에 많거나 ▷면역 이상이 있으면 잘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익 교수는 "건강한 상태에선 A.A세균 등이 많으면 몸속 백혈구가 세균을 잡아먹으면서 구강 건강을 유지하지만, 면역 이상이 있으면 오히려 세균이 백혈구를 없앤다"고 말했다.

잇몸이 붓거나 아프고,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이 생겼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하면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치주과 박준석 원장은 "파노라마 엑스레이 촬영을 해서 아래·위 전치부(앞니)와 제1 대구치(가운데부터 여섯 번째 위치) 사이에 원 모양으로 치조골이 파괴돼 있으면 급진성 치주염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치석·치태 제거하고 항생제도 먹어야

만성 치주염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낀 치석·치태를 제거해서 증상을 완화하고 진행을 늦춘다. 그러나, 급진성 치주염이면 치아조직을 파괴시키는 물질·세균 등을 억제하기 위해 항생제도 2주 정도 먹어야 한다. 연세대치과병원 치주과 이중석 교수는 "치료가 끝난 뒤에도 3개월에 한 번씩 치과에 가서 상태를 살펴야 진행 속도를 만성 치주염과 비슷하게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급진성 치주염 위험군은 매년 치과 정기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은 2~4개월마다 받아야 한다. 꼼꼼한 양치질은 기본이다. 허익 교수는 "가족력이 있는 어린이는 영구치가 나는 7~10세부터 파노라마 엑스레이 촬영을 매년 받도록 하고, 2개월마다 스케일링을 시키라"고 말했다. 아주 적은 양의 치석·치태라도 그 안에 A.A세균 등이 많으면 급진성 치주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