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탁구공 크기만 한 종양을 가진 5 살배기 어린이가 로봇을 이용해 흉터와 통증도 거의 없이 안전하게 종양을 제거했다.
가슴 속 종양 제거 수술은 신경다발과 뇌와 팔로 가는 주요 혈관이 밀집해 있어 수술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로봇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종양을 제거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팀은 최근 5살 어린이 최지유군의 왼쪽 폐첨부(肺尖-폐의 꼭대기)에 위치한 4cm 크기의 종양을 가슴을 열지 않는 최소 침습 수술인 로봇 수술로 완벽하게 제거했다.
특히 김 교수팀은 국내 흉부외과 분야에서는 가장 어린 환자에게 로봇수술로 종양을 제거했으며 최군은 통증도 심하지 않고 회복속도도 빨라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했고 수술 부위에 흉터도 거의 남지 않았다.
로봇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 가슴을 절개할 필요가 없어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소아에서는 몸집이 작아 로봇팔을 움직이기 어려운 한계가 있으며 특히 최군과 같이 폐첨부에 위치한 신경종은 종양에 인접해 있는 주요 신경이나 혈관이 많아 고도의 로봇수술 기법이 요구된다.
김용희 교수팀은 그 간 풍부한 로봇수술 경험과 노하우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17kg 어린이의 가슴에 4개의 작은 구멍을 낸 후 로봇팔을 넣어 신경이나 혈관 손상 없이 종양을 성공적으로 제거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군은 지난 4월 초 감기증상으로 1주일간 약을 먹었지만 계속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급기야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등 컨디션이 악화됐다. 폐 X-ray 검사에서 최군의 왼쪽 가슴 안쪽에 큰 덩어리가 발견됐고, 정밀 검사 결과 4cm 정도 탁구공 크기의 거대 종양이 확인됐었다.
그냥 심한 감기라고만 생각했던 최군의 부모는 이제 17kg 밖에 되지 않는 아들의 가슴을 열어 종양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빠른 치료를 위해 즉각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를 찾았다.
최군과 부모님은 김용희 교수로부터 희망의 메시지를 들었다. 바로 가슴뼈를 절개하지 않아도 최소 침습 수술인 로봇을 이용한 수술방법을 통해 아들의 종양을 말끔히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대부분 흉곽을 절개하거나 흉강경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흉곽을 절개하는 수술은 회복이 더디고 수술부위상처가 크며 통증도 심하고,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은 종양의 위치상 주변 장기의 손상 없이 종양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용희 교수는 최군의 종양을 다빈치 로봇수술로 제거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최군의 부모와 상의한 후 4월 22일 총 3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폐첨부 종양은 흉곽 내 꼭대기 부분을 지칭하는데, 갈비뼈와 척추로 이루어진 매우 좁은 공간으로 팔 등으로 이어지는 신경다발과 뇌나 팔의 혈류 공급과 관련된 주요 혈관이 밀집돼 있어 성인에서도 접근이 매우 어렵고, 신경 손상이나 혈관 손상의 위험이 높아 개흉술이나 흉강경 모두 어렵다.
만약 수술 중 신경 손상이 되면 좌측 팔의 마비나 감각 손실, 안면마비가 되고 뇌로 가는 혈관이나 팔로 가는 혈관의 손상이 있을 경우 다량의 출혈이나 뇌손상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가 올 수 있으며 척추 신경과 직접 연결되어 손상이 온다면 하지 마비가 올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더불어 이번 수술과 같이 몸집이 작은 소아의 가슴 속 4cm 크기의 거대 종양을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것은 수술 시야의 확보가 어려워 굉장히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술 후 최군은 출혈이나 팔, 얼굴 등의 신경 손상이 전혀 없이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보였다. 또한 수술 후 통증도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할 수 있었으며 왼쪽 가슴에 2cm 정도 크기의 4개의 작은 수술 흉터만 남게 되어 집에 돌아가서도 또래아이들과 같이 예전처럼 뛰어 놀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용희 교수는 “로봇수술은 고난도 최소 침습 수술법으로 신경 및 혈관의 손상을 줄일 수 있으며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경과가 좋다. 특히 소아는 흉곽을 절개하는 수술에 비해 평생 가슴에 상처로 남을 큰 수술 흉터를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수술은 흉부외과 분야 국내 최연소 수술 성공으로 소아에서의 로봇수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