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위암 수술, 복부 절개 않고 모든 과정을 '뱃속에서'

입력 2013.04.23 08:33

체내문합술 2000건 세계 최다
위 전부 잘라내도 합병증 적어
최근 위 5% 남기는 수술법 개발

직장인 조모(51·전북 군산시)씨는 지난해 12월 건강검진에서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위내시경과 조직 검사 결과, 위 상부의 점막하층에도 암세포가 퍼져 위를 모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조씨는 음식물을 섭취하기 어렵고, 통증이 심하고, 배에 흉터가 크게 남는 개복 수술 대신 서울아산병원에서 '복강경 체내문합술'을 받았다. 위를 자르고 연결하는 모든 과정이 뱃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걷거나 식사할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상부위장관외과 김병식 교수는 "위암 환자가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수술을 받으면, 합병증 및 통증 감소와 위장관 기능의 빠른 회복 등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복강경 수술장면
서울아산병원 상부위장관외과 김병식 교수(왼쪽)가 위암 환자에게 복강경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위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수술 과정 모두 뱃속에서 이뤄져

복강경 위암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 5개를 뚫은 뒤 복강경 기구를 뱃속에 집어넣어 위암을 제거하는 것이다. 주로 암이 적게 퍼진 조기 위암 환자에게 시행된다. 암세포를 잘라내고 위를 연결하는 방법에 따라 체외문합술(복강경 보조하 위절제술)과 체내문합술(전복강경하 위절제술)로 나뉜다. 절제 범위에 따라서는 원위부절제술(위 부분 절제술)과 위전절제술(위 전체 절제술)로 나뉜다.

일반적인 복강경 위암 수술법은 체외문합술이다.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하지만, 암 부위를 절제하거나 위를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위의 일부를 배 밖으로 꺼낸다. 이를 위해 복부를 5~6㎝ 절개한다. 반면 체내문합술은 장기를 자르고 연결하는 모든 수술 과정이 뱃속에서 이뤄진다. 복부를 절개할 필요가 없어서 흉터도 거의 없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김병식 교수팀은 복강경 위암 수술을 4300차례 시행, 단일병원으로는 세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위암 수술도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세계 최다인 2000회 이상 시행했다.

복강경 체내문합술로 위전절제술
복강경 체내문합술로 위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6개월 후 (왼쪽)와 1년 후의 복부 흉터 상태. / 서울아산병원 제공
◇퇴원 시기 빠르고, 완치율 95% 이상

암 병변이 식도 가까이 있으면 위 전체를 잘라내야 한다. 위 전체를 절제하고 식도와 소장을 연결하는 위전절제술은 위 주위의 림프절까지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개복 수술로도 하기 어렵다. 김병식 교수는 이런 고난도의 위전절제술에 복강경 체내문합술을 적용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위전절제술을 하면 개복 수술을 했을 때보다 감염·복강내 농양·문합부위 누출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10% 낮다. 음식 섭취나 퇴원을 하는 시기도 개복 수술에 비해 2일 정도 빠르며, 완치율은 95% 이상이다.

김 교수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체내문합술을 적용한 복강경 위전절제술을 300명에게 시행했다. 이와 관련된 논문이 최근 SCI급 국제학술지에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특히 김 교수는 이 수술을 할 때 '복강경 직선형 자동봉합기'라는 기구를 이용한다. 식도와 소장을 이을 때 수술 부위의 통로가 좁아지거나 음식물 등이 새는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위 5% 보존해 음식물 역류와 통증 줄여

최근에는 암이 위 상부에 발생한 환자의 경우에도 위 전부를 절제하는 대신 95%만 잘라낼 수 있게 됐다. 김병식 교수팀이 2011년부터 위의 5%는 보존할 수 있는 95% 위부분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덕분이다. 위전절제술을 받으면 수술 후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역류 현상이 생기면서 통증이 심했다. 하부식도 괄약근을 잘라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95% 위부분절제술 개발 후 하부식도 괄약근을 잘라내지 않아도 돼 이런 부작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김병식 교수팀은 현재까지 9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95% 위부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합병증 발생은 제로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위암 환자의 위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수술법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