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상 임신부, 32주차 주의하세요

입력 2013.04.10 09:00

고위험 임신 대처법
혈압 오르거나 피 비치면 산모·태아 모두 위험
응급 분만 수술 가능하고 미숙아 관리하는 병원 가야

이모(35·경기 부천시)씨는 임신 32주가 되던 올해 초 갑자기 혈압이 치솟아 동네 산부인과에 입원했다.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고 약을 썼지만 혈압 조절이 안 되고 태아 상태가 나빠져 이틀 뒤 순천향대부천병원으로 옮겼다. 검사 결과 혈압이 180/110mmHg에 신장이 망가졌고, 태아의 성장 단계도 평균보다 3주 늦었다. 의료진은 더 늦으면 혈소판이 깨지고 태반이 떨어져 나가 대량 출혈과 함께 태아가 사망할 것으로 판단하고, 응급 수술로 조기 분만을 했다. 이씨는 과다 출혈이 있었으나 곧 건강을 되찾았다. 아이는 1.1㎏ 미숙아에 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했지만 인큐베이터를 거쳐 지난 달 건강하게 퇴원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산부인과 김태희 교수(왼쪽)와 소아청소년과 진장용 교수가 고위험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고위험 임신도 건강한 출산 가능

국내 전체 임신의 약 20%는 고위험 임신이다. 이에 따른 국내 모성사망비(신생아 10만명 당 숨지는 산모 수)는 OECD 평균의 두 배 수준인 데다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그래픽〉 고위험 임신은 임신·출산 과정이나 출산 직후에 임산부나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상태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쌍둥이 임신·원래 다른 질병이 있거나 임신중독증에 걸린 임신부 등이 해당한다. 고위험 산모는 2006년 2만5855명에서 2010년 5만3507명으로 4년새 2배 이상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순천향대부천병원 산부인과 김태희 교수는 "고위험 임신이라도 초기부터 관리만 잘하면 거의 100%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며 "특히 임신 중 돌연 생기는 임신중독증·전치태반 같은 문제는 일찍 찾아내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32주 소변·초음파 검사 필요

임신부는 임신 32주 전후에 검진을 꼼꼼히 받아야 한다. 국내 모성사망의 42%는 임신중독증과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출구 쪽에 붙어 있음)으로 인한 출혈이 원인이라는 조사가 있다.

임신중독증은 대부분 32~34주에 원인 모르게 나타난다. 혈압이 갑자기 140/90mmHg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심하면 임신부가 경기를 하게 되고, 태반이 떨어져 나가 사산과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임신부의 신장·간이 망가지고, 혈소판이 깨져서 지혈이 안 된다. 이런 과정은 빠르면 48시간 내에 진행된다. 김태희 교수는 "임신중독증은 혈압 상승부터 시작해서 신장이 망가지므로, 임신부는 임신 32주쯤 병원에서 혈압을 재고 소변검사로 신장 이상시 나오는 단백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치태반일 때도 미숙아 출산이나 사산 위험이 크다. 김태희 교수는 "전치태반이 있으면 임신 32주 전후 흔히 선홍색 출혈이 약간 생긴다"며 "임신부들은 흔히 임신 중 질에서 묵은 피가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피는 색깔이 검붉고 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이 시기에 선홍색 출혈이 있으면 초음파 검사로 태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치태반이면 임신 36주 전에 제왕절개로 출산하면 된다.

응급수술과 미숙아 관리 가능해야

임신중독증·전치태반 같은 고위험 임신일 때는 응급 수술이 가능하고 미숙아를 관리할 수 있는 병원에서 출산해야 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진장용 교수는 "임신중독증·전치태반인 임신부는 태반이 부실해서 2.5㎏ 이하의 저체중아를 낳을 가능성이 크고 분만 전에 태반이 떨어져나갈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저체중아는 호흡곤란증후군·괴사성장염 같은 다른 질환을 흔하게 동반하므로 신생아 전문 의료진이 있는 병원에서 아기를 낳아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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