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출판사 간부로 일하는 이지열(43·서울 강남구)씨는 재작년 여름부터 '모범 식생활'을 실천, 키 178㎝에 85㎏이던 체중을 석 달만에 74㎏으로 확 빼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아침에는 우유 한 잔에 식빵 한 쪽을 먹고 출근하며, 오전 10시쯤 커피 한 잔으로 공복감을 해소한다. 점심에는 회사 근처 식당에서 1인분의 절반만 먹는다.
메뉴는 밥·김치찌개·시금치나물·어묵·김치 중심의 백반이나 짜장면, 냉면 같은 단품요리 등 매일 바꾼다. 오후 서너 시에 허기가 지면 빵으로 요기한다. 저녁밥은 귀가해서 자기 전에 조금 늦게 먹는 편이지만, 밥, 된장국에 콩나물, 계란말이, 김치 등의 반찬을 먹는다. 그는 식사량이 적지만 매일 점심 메뉴를 달리 하니 영양 균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씨는 최근 동년배보다 빠르게 탈모가 진행되기 시작했고 어지럼증이 생겼다. 이달 초 2년만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표에는 경고등이 줄줄이 켜 있었다. 골격근량은 28.2㎏으로 자신 신체조건의 정상치 하한선보다 2㎏ 이상 밑돌았다. 단백질 역시 10.3㎏으로 500g 모자랐다. 그런데 복부지방률은 뜻밖에 0.92에 이르는 '마른 비만'이었다. 칼륨·칼슘은 하한선 아래에 있었다. 기초대사량은 1502㎉로 표준 범위 하단의 1680㎉에 한참 미달했다.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김형미 팀장은 "하루 세끼 식사를 균형있게 하지 않고 칼로리도 부족해 영양실조가 생겼다"며 "운동량이 없는 사무직 남성의 권장 칼로리(1900㎉)에 못 미치고 있고, 탄수화물만 많이 먹고 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 모두 부족해 근육량은 적고 기초대사량은 낮아 복부 지방만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칼로리 섭취가 저녁에 편중돼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씨의 식단을 보면 아침·점심 칼로리가 합해서 500㎉가 채 되지 않고, 오후 간식과 저녁으로 900~1000㎉를 섭취한다. 아침은 부실하고 점심은 반 밖에 먹지 않으니 5대 영양소 섭취를 균형있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