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 상당수 '척추불안정증'이 원인, 유착된 조직 분리해 자연치유 유도… 안강 원장이 FIMS 최초 개발
제주도에 사는 초등학교 교감 김모(55)씨는 몇년 전 다리 옆쪽으로 땅기는 통증이 심해 안강병원 안강 원장(당시 강남차병원 만성통증센터 교수)을 찾았다. 김씨는 "다른 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권유했는데, 수술 없이 고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가져 온 MRI(자기공명영상) 사진에는 5번 요추와 1번 천추(엉치 척추뼈) 사이에 디스크 탈출이 있었다. 안 원장이 김씨에게 여러 자세를 취하게 하면서 촉진한 결과 디스크 탈출은 통증의 원인이 아니었고, 통증은 요추 4번과 5번이 흔들리면서 주변 조직이 유착돼 생기고 있었다. 김씨는 15㎝ 정도의 굵은 바늘을 환부에 찔러서 유착된 신경·인대·뼈 등을 서로 떼어내는 FIMS(투시경하 신경유착박리술) 시술을 받고, 허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자세를 바로 잡는 재활 운동을 통해 통증을 잡았다.
요통 원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척추불안정증은 영상 검사로는 진단이 잘 안된다. 안강병원 안강 원장은 손으로
정확히 진단하고, 바늘을 이용해 유착된 신경·인대 등을 떼주는 시술을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요통, 상당수가 척추 흔들려서 생겨"
안 원장은 "요통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지만 허리디스크는 요통 원인의 2% 미만이며, 허리·엉치 통증의 상당수는 척추가 흔들리는 척추불안정증 때문에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척추불안정증은 정확하게 찾기 쉽지 않다. 엑스레이나 CT·MRI로는 진단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가장 정밀한 영상검사인 MRI도 누워서 찍기 때문에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흔들리는 척추 상태를 보여주지 못한다. 안 원장은 "허리 통증은 영상검사 자료만 보고 진단하면 척추불안정증을 놓쳐서 제대로 치료하지 못할 수 있다"며 "경험이 많은 의사가 환자에게 여러 자세를 취하게 하면서 환부를 촉진해서 진단하고 영상검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활용해야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불안정증이 있으면 척추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고 디스크와 인대에도 변화가 온다. 이로 인해 신경이 붓고 염증이 생겨서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불안정증을 방치하거나 잘못 치료하면 척추 관절이 퇴화해 척추관협착증으로 이어진다.
◇약물·칼 없이 바늘로만 치료
안강병원은 척추불안정증으로 진단되면 칼을 대지 않고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통증 등 불편함을 해결한다. 이어서 환자 스스로 자세를 바로 잡아서 치료 효과가 계속 유지되도록 교육한다. 안 원장이 12년 전 개발한 FIMS가 주요 치료법이다. FIMS는 15㎝ 정도의 굵은 바늘을 척추나 관절의 아픈 부위에 꼽은 뒤 바늘을 움직여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인 유착된 신경·인대·뼈 등을 분리하는 시술법이다. 안 원장은 "FIMS로 유착된 부위를 떼어 주면 혈액순환이 잘 되면서 새로운 조직이 재생돼 염증과 통증이 사라진다"며 "일시적인 통증 완화 효과만 있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쓰지 않고 자연적으로 근본 치유되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FIMS 시술을 2~5번 받고 자세를 바로 잡는 교육과 운동 치료, 호흡법 등을 병행한다. 지난달 개원한 안강병원은 CHA의대 연구협력병원으로, 안 원장은 지금까지 30만명 이상의 척추·관절 통증 환자를 진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