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발간
고령화 시대에 노년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은 유쾌하고, 멋지며, 섹시하게 늙고 싶다는 것이다.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축적된 지혜가 일상에서 배어나오며, 자기중심을 잃지 않는 부드러운 중재자로서의 모습을 갖춘 노인이 되길 바란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나는 이들 가운데 이렇게 성숙한 노인은 드물다. 모두 나이 들어 나빠지는 것에 집중하고, 잃어버리는 것을 애달파하는 데 기력을 쏟기 때문이다.
멋진 노인이 되기 위한 인생의 지혜를 담은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갤리온 刊)가 나왔다. 이 책의 저자는 78세의 현역 노인이자, 정신과 전문의로 50년간 환자를 돌보고 학생들을 가르쳐 온 이근후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다. 그는 10년 전 왼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당뇨병, 고혈압, 통풍, 허리디스크, 관상동맥협착, 담석 등 일곱 가지 병과 함께 살아가는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다. 이런 그가 밝히는 재미있고 유쾌하게 늙는 인생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나이 들면 좋아지는 것과 나빠지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신체에 찾아드는 노화, 경제적인 위축, 사회적 활동력의 감퇴는 나빠지는 것들이다. 반대로 좋아지는 것들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것,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이 아주 많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나의 상태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는 능력이다.
나이를 먹으면 늙고 병들고 무기력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나이 듦의 전부이지만, 나이 들어 더 좋아지는 것들을 발견하려 한다면 남은 인생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생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간다고 억울해하지 마십시오. 누가 뭐래도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살았고 일했고 즐겼습니다. 지금 내 나이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이 더 급합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인생의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하루 종일 앓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힘든 것을 남이 알아주길 절대 바라지 마라. 이것이 바로 나이 든 자의 자존심이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나이답게 사는 것이 언제나 엄숙하게 살라는 말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건강하다. 인생이 재미있다. 그것을 잘 조율할 줄 아는 것이 진짜 어른이다.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철들지 않는 소년이 살고 있다’ 중에서)
-부모와 자식,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길은 의외로 쉽다. 부모와 자녀가 각자의 인생을 충실하게 살면 된다. (‘자식의 인생에 절대 간섭하지 마라’ 중에서)
-나는 ‘최선’이라는 말이 싫다. 최선은 내가 가진 100을 다 쓰라는 말이다. 그러면 씨앗을 먹어 치운 농부처럼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차선이라고 해서 적당히 하다가 내키는 대로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든 완벽에 매달리기보다 잘하는 정도에서 즐기고 만족한다는 뜻이다. 차선으로 살아서인지 나는 무슨 일이든지 오래도록 꾸준하게 하는 습관이 있다. 내가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늘 나의 능력을 30퍼센트 가량 아껴 두었기 때문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라’라는 말을 싫어하는 이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