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21일 밤부터 오한이 생기고 뱃속이 더부룩한 기분이 들어, 22일 날이 밝자마자 찾은 병원에서 의사가 내게 한 말이다. 최근 노로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내 몸속까지 침투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적잖이 당황했다.
기온이 낮을수록 오래 살아남는 특성이 있어 겨울철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노로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는 패류, 오염된 채소, 오염된 지하수를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섭취할 경우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섭씨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하지만 굴이나 조개와 같은 패류는 익혀 먹어도 식중독 위험이 다른 식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나는 이 사실을 간과하고 이틀 전 조개구이를 먹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때 미처 사멸하지 못한 노로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와있다가 어젯밤이 돼서야 활동하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실제로 노로바이러스는 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12~60시간 동안 증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그동안 주변에서 노로바이러스 때문에 고생했다는 얘기는 몇 번 들었지만, 직접 이 바이러스의 위력을 체험한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22일 새벽 잠에서 깬 것은 참을 수 없는 추위 때문이었다. 열이 39도까지 올라가다 보니 생긴 증상이었는데, 단순한 몸살 감기로 착각할 정도로 그 증세가 비슷했다. 그런데 문제는, 화산이 폭발할 것만 같은 '요동'이 뱃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구토감이나 설사를 할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정작 이게 '분출'은 안돼서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그러다가 겨우 잠 들었지만 멈출줄 모르는 오한과 약간의 호흡곤란, 설사 때문에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밤을 지새웠다. 잠에서 완전히 깬 것은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밤새 나를 괴롭히던 증상들이 어느 정도 나아진 것 같았다.
의사는 "다행히 증세가 금방 사라질 것 같다"며 "물을 많이 마시고,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치유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밤새 여러 번 설사를 해서 탈수 증세가 생기지 않도록 수액을 맞아야 했다.
항생제, 정장제 등을 먹으며 23일 저녁까지 이틀동안 굶었다. 따뜻한 보리차만 계속 마시자 설사는 멈췄고 증상도 차츰 개선됐다. 23일 저녁 죽을 먹었는데, 처음엔 미식거리다가 금방 좋아졌다. 거의 회복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
노로바이러스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뿐 아니라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노로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으려면 며칠간 주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