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숨차고 가래 심하면 즉시 병원 가야

겨울엔 급성악화 위험 높아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를 앓는 이모씨(72)는 최근 숨이 차고 가래가 노랗게 나왔는데, 약국에서 감기약만 사 먹고 버티다가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씨는 감기 바이러스 때문에 호흡 기능이 떨어진 'COPD 급성 악화'로 인해 숨길이 심하게 막혀 있었다. 주치의는 "병원에 일찍 왔으면 항생제나 스테로이드제제만으로 치료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산소치료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입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겨울에는 COPD 급성 악화 위험이 2배 올라간다. 호흡곤란이 평소보다 심해지거나 기침·가래의 양이 많아지면 COPD 급성 악화 초기 단계이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급성 악화, 겨울이 평소의 2배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는 숨길이 점차 좁아지고,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이뤄지는 폐포가 차츰 망가져서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국내 40대 이상의 13%가 앓고 있는데, COPD 환자들은 겨울철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추울 때 활발히 활동하는 바이러스·세균과 차가운 공기 때문에 'COPD 급성 악화'의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COPD 급성 악화는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호흡 기능이 망가져서 치료제 변경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겨울철에는 COPD 급성 악화가 다른 계절의 2배 정도라는 영국 연구가 있는데, 국내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성 악화는 COPD를 앓는 10명 중 3~4명에게서 생긴다. 정기석 교수팀이 COPD 환자 1112명을 대상으로 급성 악화에 대해 조사했더니, COPD 환자의 36%가 매년 1회 이상 급성 악화를 겪었다. 특히 한 번이라도 폐렴을 앓은 사람은 급성 악화 위험이 11배나 올라갔다.

증상 심해지면 바로 치료해야

COPD 급성 악화가 있을 때는 빨리 치료해야 입원이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급성 악화를 겪는 3명 중 1명은 병원을 너무 늦게 찾는다고 한다. 실제 정기석 교수팀의 이번 조사에서 급성 악화를 겪은 COPD 환자의 38%가 입원치료를 했는데 대부분 너무 늦게 오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정 교수는 "급성 악화가 생기면 호흡곤란이 평소보다 심해지고 기침과 가래의 양이 많아지는데, 이때 바로 병원에 오면 항생제·스테로이드제제 같은 약물치료만으로 호전된다"며 "증상이 있으면 동네병원이든, 응급실이든 상관 없이 곧바로 병원에서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말했다.

치료가 늦으면 몸에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기 때문에 입원이 필요하다. 정기석 교수는 "산소가 심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근경색이 동반되거나 중증 폐렴으로 악화되면 중환자실에서 치료할 경우가 있는데, 중환자실 치료를 한 COPD 환자 중 10명 중 2명이 1년 내에 사망한다는 조사가 있다"고 말했다. 급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폐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필수다. 겨울에 실내 생활을 할 때에는 가습기를 틀어서 호흡기 건조를 막는 게 좋다.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감염 위험이 준다. 급성 악화를 막는 예방약도 있는데, COPD의 원인이 되는 특정 염증을 줄여주는 PDE4 억제제와 스테로이드제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