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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은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의학적 결정의 70% 정도를 진단검사의학과가 시행하는 검사에 의존한다. 진단검사 없이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진단검사의학과는 당뇨병을 비롯해 고지혈증, 신장 기능 저하, B형 간염, 갑상선 질환 등 수많은 질병의 진단을 담당한다. 심근경색도 특정한 효소나 단백질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진단검사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의 질 관리다. 당뇨병 경과 관찰을 위한 공복혈당 검사와 당화혈색소 검사, 고지혈증 진단을 위한 총콜레스테롤 및 고밀도콜레스테롤 검사 등 검사로 나온 수치가 진단이나 치료의 기준이 되는 검사는 더욱 그렇다.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와야 불필요한 치료나 투약을 막고 환자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에게서 한 번에 뽑은 혈액을 이용해 측정한 검사 결과가 검사실마다 서로 다르게 나오면, 환자 개인이나 사회가 감당해야 할 부담과 책임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검사 결과의 정확성을 둘러싼 오진 논란이 때때로 생기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99년부터 우수검사실을 인증하고 있다. 인증 여부는 검사실 운영, 임상화학, 진단혈액, 임상미생물, 세포유전자 등 13개 부문에 대해 학회가 평가해서 결정한다. 지난달 현재 265개 검사 기관이 우수검사실 인증을 받았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또, 진단검사 의료정보를 일반인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풀어서 제공하는 홈페이지(www.labtestsonline.kr)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69개 질환의 269개 검사항목에 대해 학회가 공인한 검사 관련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검사에는 진단기기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진단기기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신 진단기기는 단순히 검체 속 성분을 분석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나 단백질 정보를 이용해 질병의 예후까지 알려주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발전은 생물학,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 데이터관리 등의 기술력이 융합됐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제약산업과 달리, 우리나라의 진단의료기기산업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상대적으로 적다. 진단기기나 시약은 임상시험이 신약개발에 비해 쉽고 시장 진입을 위한 문턱도 낮다. 제대로 된 정책과 연구개발이 결합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진단 장비 기업이 나올 수 있다. 이미 일부 국내 진단의료기기 생산업체는 세계 1위 그룹과 견주어도 대등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생산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진단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우선, 관련법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은 의료기기와 검사 시약을 하나의 의료기기법으로 관리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기는 의료기기법으로, 시약은 약사법으로 관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마련하기 시작한 단계인 시약 품질관리시스템을 하루빨리 선진국 수준으로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