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 속의 특별함이 깃든 파스텔 뮤직의 음악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강남 스타일’에 빠져 있다. 누구나 쉽게 외우고 부를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 우스꽝스럽지만 따라 추기 쉬운 안무는 나이 지긋한 노인부터 세 살짜리 꼬마까지 단숨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하지만‘강남 스타일’에 담긴‘강남 스타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강남의 이미지와는 다르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강남은 백화점이나 레스토랑이 아닌 찜질방이나 지하 주차장 또는 엘리베이터 등 일상적인 장소로 묘사된다. 가수는 명품을 휘감고 멋진 안무를 추는 게 아닌, 반짝이 재킷을 걸친 채 우스꽝스러운 안무를 춘다. 사람들이‘강남 스타일’에 빠져든 건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면을 포착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원하는 것이 동경이 아닌 공감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홍대의 문화 또한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부터 커피, 페스티벌, 홍대, 카페, 커피, 인디 문화, 요조, 홍대 여신 등의 키워드는 문화 트렌드로 작용하며 사람들의 감성을 뒤흔들었다.
방송국에서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 ‘스페이스 공감’과 같은 꼼꼼한 뮤지션 중심의 라이브 음악 방송은 인디 음악을 조명해주기도 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OST는 히트를 치며 인디 음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증명해주었다. 더불어 인디 음악, 밴드 중심의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도 매년 관객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디 음악은 대중음악에 비해 노출이 덜 된다는 점에서 찾아 듣기 비교적 어렵고, 공연이나 페스티벌 등을 통해 접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의 느낌을 벗어날 수 없다. 자본력이 어마어마한 것도 아니고 아이돌처럼 팬이 많거나 시장 가치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 음악을 계속해나간다는 건 그만큼 비주류에 속한 청춘이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쿠스틱한 멜로디와 일상적인 가사로 젊은 층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인디 음악. 그 중에서도 요조나 허밍 어반 스테레오, 홍대 여신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지금의 홍대 인디 음악의 주류를 형성해온 레이블 ‘파스텔뮤직’이 경계에서 서성대는 청춘들에게 전해 주고픈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북『조금씩, 가까이, 너에게』를 펴냈다. 이 책에는 파스텔뮤직이 치열한 음악 시장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오며 겪었던 좌충우돌 생존기, 인디 뮤지션이 직접 쓴 감성 에세이가 담겨 있다.
파스텔뮤직은 방대한 자본력을 갖고 있지도 않고, 스타성이 뛰어난 아이돌이나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파스텔뮤직의 음악과 그들의 뮤지션들은 아주 평범하고 소탈해서, 길에서 마주치더라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그 닮은 점이 청춘의 감성을 움직였고, 막연한 동경이 아닌 공감만이 진정한 위안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파스텔뮤직은 이 책을 통해 주류가 아닌 비주류, 가운데가 아닌 경계에서 길을 잃고 서성거리는 청춘들과 같은 속도로 걸으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다.
청춘의 순간은 짧고, 그렇기에 돌이켜봤을 때 아름답다.
뿌연 안개에 싸인 듯 한순간도 정확하지 못한 청춘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태어났다가 소멸된다.
파랗거나 빨갛지 않고 푸르스름하거나 불그스름한,
딱히 명명할 수 없는 감정과 감정의 사이.
그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만이
젊음이 누릴 수 있는 유일한 특권이다.
-『조금씩,가까이,너에게』중에서
20대의 젊음을 음악에 내던진 채 30대의 불안을 여전히 안고 살아가는 그들이 적어 내린 글에는 방황하는 우리의 모습이 엿보인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했다가 결국 다시 일어나는 우리의 면면이 녹아 있기 때문에 동경이 아닌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록으로 포함된 미니CD를 재생시켜놓고 책을 읽어보는 것도 파스텔뮤직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