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박모(58·서울 강동구)씨는 눈 관련 질환 때문에 자주 병원에 간다. 마흔 살이 되기도 전에 노안이 찾아와 다초점 안경을 쓰고 있는데, 벌써 백내장 수술을 받았고 황반변성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항체주사도 맞고 있다. 박씨는 유독 안과 질환이 많은 이유가 뭔지 궁금했는데, 강동경희대병원 양한방 건강증진센터에서 유전체 분석을 받고 난 뒤 그 이유를 알았다. 유전적으로 위장, 대장, 신장 등 다른 장기에 비해 안과 질환에 걸릴 확률이 40%나 높았던 것이다. 박씨는 "젊었을 때 이 사실을 알았다면 눈 건강에 더 신경썼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박씨는 앞으로라도 병원 지시대로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는 꼭 끼고, 녹황색 야채와 안토시아닌 등 눈에 좋은 영양소를 챙겨 먹기로 했다.
◇가족력 알면 질병 위험 줄어든다
부모에게 녹내장이 있다면 자녀의 녹내장 발병 확률은 30~50%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자녀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도 40%라고 한다. 가족력이 있으면 이처럼 동일한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가족은 비슷한 유전체 정보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식생활, 주변환경 등 생활 습관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정종구 교수(건강증진센터장)는 "가족력이 있다고 모두가 같은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족력은 질병 예방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며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영양소 섭취 등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가족력 때문에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양한방건강증진센터의 유전체 분석을 받으면 어떤 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유전체 분석'으로 가족력 확인하세요
강동경희대병원 양한방 건강증진센터에서는 수진자가 가족력과 유전체 정보 등을 미리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유전체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질병의 발견과 치료가 목적인 기존 건강검진과 달리 유전체 분석을 통해 현재 질병 뿐 아니라 향후 생길 수 있는 질병을 예측·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타액(침)을 추출해 미국에 있는 DNA 유전체 분석 회사에 보내면 3~4주 뒤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검사 전에 금식할 필요도 없다.
DNA분석 결과를 통해 6대 암(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흑색종, 전립선암)은 물론 뇌졸중, 뇌동맥류, 심장마비, 당뇨, 치매 등 29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헬스 플래너가 생활 속에서 조심해야 할 습관, 유전적으로 특히 취약한 신체 기관, 적절한 운동법, 스트레스 관리법 등을 알려준다. 특히 한의학 협진병원의 특성을 살려 오행(五行)에 따른 개인별 체질에 맞게 삼가야 할 음식, 자주 섭취하면 좋은 음식 등 영양 처방도 받을 수 있다.
매년 받아야 하는 검사와 2~3년 혹은 5년에 한 번만 받으면 되는 검사, 젊었을 때부터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사 등 수진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식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짜 준다. 정 교수는 "유전체 분석은 기존에 받던 정기 건강검진과는 다르다"며 "한 번 검사로 평생 건강관리의 기초 자료를 만든다는 점에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