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시급한 지방 환자, 무조건 서울行은 곤란 건양대병원 3개 암 수술 1등급… 화순전남대·경북대도 호평
서울대 의대 윤영호 교수팀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암 수술을 받은 환자 14만7682명을 대상으로 진단과 수술 시차(한 달)에 따른 5년 후 사망률을 조사했다. 수술을 한 달 이상 기다린 환자는 한 달 안에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5년 후 사망률이 유방암은 59%, 직장암은 28%, 췌장암은 23% 높았다.
암환자들은 서울의 대형 병원을 선호한다. 하지만 유명 병원의 스타급 의사 진료를 받으려면 한 두 달, 수술까지는 3~6개월 기다릴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수술 시기를 놓쳐 낭패를 보기도 한다.
대전에 사는 유모(80·여)씨는 2년 전 건강 검진에서 자궁경부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대장에도 전이된 상태였다. 자녀들은 서울의 큰 병원으로 모시고 갈지 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치료 여부가 불확실한데다 수술 예약 잡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집에서 가까운 건양대병원 부인암센터 김철중 교수와 대장암센터 최원준 교수가 협진을 한 뒤 "말기지만 수술 성공 가능성이 있다"며 가족을 설득했다. 유씨는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지금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유씨처럼 지방 암센터에서 암 치료를 잘 받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첨단 의료 장비와 의료진을 확보, 수준급 경쟁력을 갖춘 지방 암센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위암·대장암·간암 수술 사망률 평가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병원이 전국에서 51개였는데, 이 중 비수도권 병원이 16개였다. 대전 건양대병원도 그 중 하나다.
서울 대형병원 못지 않은 치료 실력을 보이는 지방 암센터가 많다. 건양대병원 의료진이 간암환자의 사이버나이프 치료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첨단 방사선치료기 래피드아크·로봇사이버나이프 함께 보유
대전 건양대병원은 2007년 국내 처음으로 방사선 암치료 장비인 로봇사이버나이프를,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의 3가지 요소(방사선량, 조사 모양, 조사 방향)를 가장 이상적으로 결합해서 치료하는 래피드아크를 도입했다.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병원은 국내 4곳 뿐이다. 이 병원은 뇌종양 수술의 권위자로 알려진 김종현 교수(신경외과), 췌장암 생검술(종양을 떼내 조직검사하는 것)을 갖고 있는 최용우 교수(소화기내과) 등 우수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
최교수는 "단순 대장암이 아닌 폐·간 전이 환자들의 치료후 5년 생존율이 50%가 넘는데, 이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화순전남대병원·경북대병원도 '1등급'
호남지역에서는 화순전남대병원과 전북대병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개원과 동시에 전남지역암센터로 지정된 화순전남대병원은 2010년 6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폐암, 갑상선암) 모두 수술 건수로 전국 5~8위에 올랐다. 박영규(외과) 교수는 수도권은 물론 외국 교포들도 찾아올 정도로 위암 수술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치유의 숲' 등 자연친화적 환경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북대병원은 2008년 전북지역암센터로 지정된 이후 입원환자가 40%, 수술환자가 20% 늘었다. 2010년 폐암 수술 10위로 지방 병원 중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분야 수술의 대가로 통하는 김민호 교수(흉부외과)가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병원은 2010년 암수술 건수가 대장암 6위, 간암 8위, 폐암·위암 9위였으며 위암·대장암·간암 사망률 평가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수술을 잘 하는 병원 중 3대 암 수술비가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률 3개부문 1등급 병원인 영남대병원은 유방암 분야도 강하다. 2010년 수술건수 전국 7위로 지방 병원 중 가장 높았는데, 외과 이수정 교수 덕분이었다. 19일 의료원장으로 취임하는 이교수는 유방절제술과 재건술을 동시에 하는 '피부보존유방절제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밖에 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 연세대원주기독병원, 충남대병원도 암환자들이 많이 찾고 평가가 좋은지방 병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