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한쪽 귀 안들리면… 돌발성 난청

입력 2012.09.12 09:24

귀에 솜뭉치 꽉 찬 느낌, 특별한 원인 없이도 발병
방치하면 청력 잃을 수도… 1주 내 병원 찾으면 회복 가능

8개월 전 갑자기 왼쪽 귀가 꽉 막힌 것처럼 잘 듣지 못하게 된 허모(36)씨. 몇일 동안은 '그러다 말겠지' 하며 불편을 참고 지냈는데 보름이 지나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 20일쯤 지난 뒤에야 병원에 간 허씨는 돌발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먹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허씨는 지금도 "왼쪽 귀에 솜뭉치가 꽉 들어찬 느낌"이라고 한다.

이처럼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난청을 돌발성 난청이라고 하는데, 매년 5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남녀 구분 없이 30~50대에서 주로 나타난다. 돌발성 난청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청력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를 늦춰선 안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돌발성 난청은 치료가 늦으면 청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갑자기 소리가 안 들리면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명확한 원인 못 찾아=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구자원 교수는 "헤르페스나 수두 바이러스 등에 의한 달팽이관 출혈, 청신경 종양 등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지만,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을 받는다"고 전했다.

돌발성 난청은 내이(內耳)에 있는 달팽이관 속 섬모세포의 손상으로 생긴다. 거의 대부분 한 쪽 귀가 갑자기 안 들리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쉽게 알아챌 수 있다. 병원에서는 두 귀의 청력 차이가 30dB 이상이면 돌발성 난청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이 경우 문제가 생긴 쪽의 귀로 들었을 때, 평소 옆사람과 일상적으로 나누던 대화 소리가 속삭이듯이 들린다.

환자의 3분의 1은 회복 안돼=돌발성 난청의 경우 치료가 발생 후 1주일만 늦어져도 청력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의 조사 결과, 돌발성 난청이 생긴 후 1주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 중 71%가 증상이 좋아졌다. 하지만 1주 이후 병원을 찾은 환자는 19%, 2주 이후 병원을 찾은 환자는 15%만 청력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

돌발성 난청 환자 중 10~15%는 어지럼증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이 유발될 때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 기능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돌발성 난청과 어지러움이 함께 나타나면 손상 정도는 더 심하고 청력 회복은 더 어렵다. 그만큼 병변이 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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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성 난청만 있는 환자와 두가지 증상을 다 갖고 있는 환자를 비교했더니, 돌발성 난청만 있는 환자의 양쪽 귀 청력 차이가 발병 초기 72dB에서 치료 6개월 후 31dB로 줄어든 반면, 두가지 모두 있는 환자는 발병 초기 93dB에서 치료 6개월 후 69dB로 줄었다.

어휘 이해도에서도 난청만 있는 환자는 28%(초기)에서 79%(6개월 뒤)로 50% 이상 호전된 반면,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난 환자는 12%(초기)에서 32%(6개월 뒤)로 20% 밖에 좋아지지 않았다.

치료는 어떻게?=초기부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아 먹어야 한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소염작용으로 신경에 생긴 부종을 가라 앉혀 청력 회복을 돕는다. 다만 당뇨병 환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로 치료하면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으므로 입원 후 혈당 수치를 체크하면서 스테로이드 양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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