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고 흥분하다가 실신하면 혈관 터진 탓?… 미주신경(부교감) 때문

입력 2012.08.29 09:03

과도하게 작용땐 심장박동 뚝

사람이 실신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미주신경의 오작동 때문이다. 그러나 실신의 원인이 심장·뇌 이상이라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평소 건강하던 이모(45)씨는 새벽에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다가 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졌다. 정신을 차려 보니 화장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병원 진단 결과 이씨는 '미주신경성 실신'이었다.

미주신경은 우리 몸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며, 부교감신경이라고도 부른다. 심장과 우리 몸 곳곳에 있는 혈관에 영향을 미쳐서 심장박동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뜨린다.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작용하면 심장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뛰거나 혈액이 잠시 동안 뇌에 공급되지 않아 의식을 잃는 '미주신경성 실신'이 나타난다.

전체 실신 절반이 미주신경 문제

미주신경성 실신은 사람이 당하는 전체 실신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김찬준 교수는 "40세 미만 실신의 68%, 40~60세의 49%, 60세 이상의 34%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심뇌혈관 문제로 실신하는 경우는 전체 실신의 10~20% 정도이며, 빈혈·귀의 평형감각 기관 이상·간질 등도 실신을 유발하지만 빈도는 높지 않다.

미주신경성 실신이 왜 일어나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김찬준 교수는 "혈압을 올리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 교감신경이 심하게 흥분하면 미주신경은 이를 억누르기 위해 평소보다 과도한 작용을 하다가 오작동이 잘 생긴다"며 "오래 서 있거나 심한 운동을 한 뒤, 심하게 기침을 한 직후, 소변이나 대변을 오래 참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는 것이 대표적인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말했다.

단, 일단 실신하면 단순한 미주신경성 실신인지, 다른 치명적인 원인이 있는지를 반드시 진찰받아야 한다. 미주신경성 실신 여부는 기립경사도검사로 알아본다. 특수 침대에 몸을 고정한 뒤 침대를 0도와 70도로 반복해 움직이면서 심장박동·혈압 변화를 본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김지현 교수는 "침대의 각도가 변한 뒤 10~15분 후 혈압이나 심장박동이 떨어지면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조 증상 있으면 바로 누워야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별한 건강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다. 다만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때문에 머리 등을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다. 한달에 1~2회 이상 쓰러지면 신경차단제 같은 약을 써서 치료한다. 환자의 3분의 1은 재발하고, 10분의 1은 계속 치료를 받는다. 김지현 교수는 "미주신경성 실신 전에는 손떨림, 어지럼증, 메슥거림 등의 전조 증상이 생긴다"며 "전조 증상이 있으면 즉시 눕거나 앉아서 쉬라"고 말했다. 이때, 쪼그리고 앉아서 다리를 꼬거나 누워서 다리를 꼬면서 양 손 주먹을 쥐고 서로 밀어내는 동작을 취하면 미주신경의 오작동을 막을 수 있다. 실신을 유발하는 상황도 피한다. 서서 소변을 보다 잘 쓰러지면 앉아서 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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