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힐링캠프’는 예능같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면서도 한 시간 가량의 시간에 마음의 치유, ‘힐링’을 전하기 때문이다. 회마다 보는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기본적인 맥락이 그렇다. 포맷은 매회 바뀌는 출연자의 힐링을 표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 또다른 방식의 힐링이 세상에 나왔다. 최근 서점가에 모습을 드러낸 ‘광수 생각, 오늘 나에게 감사해’(북클라우드 刊)는 그의 자전적 힐링이면서도 독자들에게 힐링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책은 과거 ‘광수 생각’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때론 날카롭게, 때론 부드럽게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눈을 뜨면 새날이다. 하루 하루가 새날이지 않은 날이 없다. 그러니 오늘 내가 하는 사랑은 첫사랑이다. 그러니 오늘 내가 하는 일은 나의 첫 일이다.’
“사람들은 매일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니까 지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껏 단 하루도 새날이지 않은 날이 없다.” -새 날-
시처럼 사색하는 에세이가 담겨있는가 하면, 카툰을 통한 풍자로 지루할 틈이 없다. 광수의 대표적 캐릭터는 빈 휴지통을 바라보곤 “겨우 386메가 바이트로 사십사년을 살아온 내 기억은, 새로운 추억을 담을 때마다 빨간색 불을 깜박거리며 ‘메모리 풀’ 신호를 보낸다. 기억의 첫 장에 담겨 있는 당신을 지워야 된다고, 낡고 초라해진 기억은 소거해 버리라고 한다”며 몸의 반을 휴지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 이어 “당신과의 추억을 휴지통에 넣었다가 끝끝내 비우기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다시 꺼내어 제자리에 두기를 수백번‥”이라며 휴지통에 담았던 몸을 꺼내고, 휴지통은 처음 그대로 남아 있다. 결국, “지우지 못하는 추억이 아니라, 지워지지 않는 당신과의 추억들”이라며 “당신, 잘 지내세요?”라곤 안부를 묻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고스란히 남았을 이런 추억이 교차되며, 아련하지만 아직도 설레는 기억의 끝자락을 떠올리게 한다.
경제불황이 지속되며 각박한 현실에 지쳐 있는 현대인들. 오랫만의 ‘광수 생각’으로 힐링의 쾌감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