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성인이 되어서도 아직 어린이처럼 미성숙한 사람을 가르켜 ‘피터팬 증후군’에 걸렸다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키덜트(kid와 adult의 합성어)족이 전형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성인’이 되는 것을 거부하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을 수 있다. 바로 ‘변성발성장애’다.
사진-조선일보DB
변성발성장애란, 후두나 성대는 구조적으로 성인의 것이지만 인위적으로 소년의 목소리를 내면서 생기는 기능적 발성장애를 말한다. 마치 아기처럼 여리며, 약간은 숨찬 듯 단조롭고 여성적인 목소리가 특징이다. 자기 목소리의 변화에 대한 거부와 두려움이 잘못된 발성 패턴으로 굳어져 나중에 고치려고 해도 되지 않는다.
왜 정상적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걸까? 성대는 높은 음을 낼 때 팽팽하게 당겨져 두께가 얇아지고, 낮은 음을 낼 때 성대 길이가 줄어들면서 굵어진다. 성대의 두께와 긴장도는 갑상피열근(성대 안쪽에 들어 있는 근육)에 의해 조절되며, 성대의 길이는 윤상갑상든(후두 바깥에 위치해 음의 높이를 조절하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의해 조절된다. 그런데 변성발성장애에 걸리면 이 조절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일부러 소년의 여린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음을 높이는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한다.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낮은 소리를 낼 때도 긴장하지 말아야 할 근육이 긴장되면서 성대를 당기게 된다.
성대와 후두에서 불필요한 근육의 움직임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목젖 위에 집게 손가락을 올리고 보통 말하는 음높이에서 약간 낮게 ‘이’ 소리를 낸다. 정상이라면 목젖이 올라가지 않는데 위로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면 발성 시 불필요한 근육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좋은 목소리가 경쟁력이 시대에 변성발성장애 환자는 사회적으로 괴리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후두근육에 소량의 보톡스를 주입해 근육을 풀어준다. 그 뒤 음성재활치료를 실시하면 정상적인 연령대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