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잠을 청하기 힘든 여름밤이다. 그런데 코골이까지 있다면? 짧은 여름밤이 더욱 짧아질 수밖에 없다. 음주나 각종 냉방기기는 코골이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그런데 술을 줄이고 에어컨을 꺼도 코골이가 계속된다면 원인은 다른 데 있을 수 있다. 흔히 코골이는 비만인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코 질환도 코골이를 일으킨다. 말랐는데도 코골이가 심하다면 코 질환부터 확인해 봐야 한다. ◇에어컨 바람과 한밤중 음주가 코골이 악화시켜
사진-조선일보DB
코골이는 잠자는 동안 코를 통한 정상적인 호흡이 되지 않아 입으로 숨을 쉴 때 나타나기 쉽다. 기도가 좁아지면서 입천장의 근육이나 혀, 목젖 등의 조직에 진동이 일어나 발생한다. 코골이는 특히 여름에 심해지는데 이는 냉방기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여름 날씨는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코 속 점막이 촉촉해 오히려 코골이 증상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냉방을 과도하게 틀 경우 공기가 차갑고 건조해지면서 코 속 점막도 말라 코가 막히고 코골이가 심해진다. 때문에 코골이를 줄이려면 잘 때는 에어컨을 끄는 것이 좋다. 요즘처럼 열대야가 심한 날엔 냉방을 약하게 하되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방 안에 젖은 수건을 걸어놓는 등의 방법으로 실내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자기 전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도 코골이를 심하게 하는 주범 중 하나다. 술을 마시면 숨이 느리고 얕아진다. 또 목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이로 인해 기도가 더욱 좁아지므로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다. 잠자는 자세도 영향을 미친다. 반듯하게 누워 자면 혀나 목젖 등이 뒤로 처지면서 기도가 더 좁아진다. 이에 비해 옆으로 누우면 이런 조직들이 옆으로 기울어져 숨길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 높은 베개도 금물이다. 베개가 높으면 기도가 좁아져서 비단 코골이뿐만 아니라 여러 모로 건강에 좋지 않다. 베개를 베었을 때는 목이 꺾이는 각도가 3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코 질환으로 코 막힘 심해지면 코골이 증상 나타나 과도한 냉방이나 음주를 삼가는 등의 노력에도 코골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다른 데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흔히 코골이는 비만인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말랐는데도 코골이가 심하게 나타난다면 코 질환 유무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런 경우라면 비염이나 축농증, 비중격만곡증 같은 코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정도광 원장은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다면 코 속 점막이 붓거나 코 속에 농이 차서 코의 숨길이 좁아진다”며 “이 때문에 후두부가 부어 기도까지 좁아지면 숨을 쉴 때 진동이 일어나 잡음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코 속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인 비중격이 휘어진 비중격만곡증일 경우에도 코골이가 일어나기 쉽다. 비중격이 휘어져 있으면 코 속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코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어렵다. 비중격은 성인의 70%가 조금씩 휘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 휘어졌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휘어진 정도가 심해 코 막힘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코골이를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코 속에 물혹이 있을 때도 코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물혹이 작을 경우엔 자각증상도 없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혹이 점점 커지면 코 막힘이 심해지면서 코골이까지 유발될 수 있다.
◇코골이 원인 질환 치료 후 생활습관 고쳐야 코 질환이 코골이의 원인이라면 이것부터 치료해야 한다. 코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차는 질환인 축농증이 있다면 약물 치료나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는 부비동을 세척하거나 약물로 치료하는데, 3~4주 정도 약물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비염으로 인해 코 속 점막이 커진 경우라면 점막의 부피를 줄이는 수술이 필요하다. 비염과 함께 비중격만곡증이 있을 때는 이를 바로 잡는 수술을 동시에 한다. 단, 코골이는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로 구조적인 원인을 제거했더라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치료 후에도 체중 조절이나 금주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