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일수록, 나이 들수록 온열질환 많아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없던 시절, 우리 조상은 여름 폭염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한의학에서는 온열질환을 서병(暑病)의 범주로 본다. 서병은 주로 하지에서 입추까지 나타나는 질환이다. 화(火)나 열(熱) 등 여름철 특성으로 피부가 이완 되어 땀이 많이 나는데, 이 땀을 통해 인체 양기(陽氣)와 진액(津液)이 빠져나가 체내 양기가 부족해진다. 그 결과 심하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폭염에 연신 흐르는 땀은 우리 몸의 대사기능 불균형을 초래한다. 그로 인해 자주 피곤하고 입맛을 잃기 쉽다. 지난해는 7월 셋째주에 장마가 끝난 뒤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시작됐으며 폭염에 의한 열사병, 일사병 등이 총 154건 발생했다.
사망 사례는 총 5건이었다. 온열질환 사례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120건으로 77.9%였다. 온열질환은 나이 들수록 더 잘 생긴다. 고령자는 외부 온도 변화에 대해 체온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는 신체자율기능이 떨어져 생리적으로 폭염 환경에 취약하다. 두통, 현기증, 피로감 등 더위를 먹은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옷을 느슨하게 한 후 서늘한 그늘에서 쉬며 시원한 음료를 마신다. 차가운 물로 가볍게 샤워하면 더욱 좋다. 하지만 고열이나 의식 상실과 같은 중대한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수액(링거액) 공급이나 전해질 교정 등 응급치료를 받는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65세 이상이나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해 정오~오후 3시 사이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폭염 기간 중 실외에서 작업할 때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당부했다.
갈증과 피로를 해소해 주는 오미자차
오미자차는 서병 예방이나 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차다. 오미자(五味子)는 오미자 나무 과실로, 《동의보감》 탕액편에 ‘성질은 따뜻하고 맛이 시거나 약간 쓰며 독이 없어 허로(虛勞, 몸의 정기와 기혈이 허약해진 병증)로 인해 몹시 여윈 상태를 보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미자는 신수(腎水, 정력이나 정액)를 저장해 양기(陽氣)를 강하게 하며, 열로 인한 답답함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입이 말라 갈증이 나고 땀이 많이 나거나 심한 피로를 호소할 때도 좋다. 또 푹푹 찌는 열대야로 인한 불면에 도움이 된다. 다만 몸에서 받아들이는 기운이 강해 더위로 인한 열이 아니라 감기 초기 증상 등과 같은 실제 열이 있을 때는 삼간다.
오미자는 일반 차와는 다르게 뜨거운 물에 그냥 끓여 먹으면 떫고 신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찬물에 ‘냉침(冷浸)법’으로 우려 마신다. 깨끗하게 씻은 오미자 30g을 생수 2L에 넣은 뒤 12시간 정도 냉장고에 두면 고운 붉은색으로 우러난다. 취향에 따라 오미자 용량을 조절하고, 꿀을 첨가해 복용하면 맛뿐 아니라 온열질환에 좋은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