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년’은 80세 이후부터라고 말하는 이들까지 있을 만큼 요즘 80세는 아직 젊다. 그러나 편안하고 안정된 노년 생활은 마음처럼 쉽지 않은 게 사실. 특히 신체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은 삶의 행복까지 위협한다.
지난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보건복지부의 의뢰에 따라 전국 만 65세 이상 1만 15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9.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74세로 꼽았고, 13.3%는 80세 이상이 노인이라고 봤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인 65세와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또 노인의 88.5%는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관절염이 40.4%로 고혈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점은 우울 증상을 경험한 노인이 전체의 29.2%로 높았으며, 그 이유 중 32.7%가 ‘건강’ 때문이라고 답해 건강이 노년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공관절수술 특화병원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최근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연령층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고령 환자들의 경우에도 수술을 꺼렸던 예전과 달리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나이가 많아도 수술 가능
응급실로 조옥분 할머니(88세)가 실려 왔다.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움직일 수 없었다고. 딸 임정화 씨는 걱정부터 앞섰다. 평소 고령의 나이에도 활기차게 걸어 다녔는데 욕실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대퇴골 경부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 어머니 나이가 적지 않은 만큼 인공관절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에 겁도 났지만 노후를 방 안에 앉아서만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과거 노인들의 대퇴골 경부 골절상은 사망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골절 시에는 거동이 어렵기 때문에 누워만 있게 되고, 폐 기능 약화 및 욕창, 폐혈증, 하지혈전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사망 위험을 줄이고 건강한 노후 생활이 가능해졌다.
이점례 씨(71세)는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이 심각해 다리가 O자로 휘었다. 일상적인 걷기도 지팡이가 없이는 힘들다. ‘늙으면 아픈 게 당연하지’라고 말했지만 사실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날도 허다했다. 자녀들의 권유에 못 이겨 인공관절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이 걱정도 되지만 통증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생활이 달라질 것 같다.
웰튼병원에서 외래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36%가 인공관절수술을 선택한 이유를 ‘노년을 위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80대의 인공관절수술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자녀들이 고령인 부모님의 수술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모님의 건강을 찾아 드리는 것이 곧 효도라는 인식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수술은 내과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만 없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수술법에 따라서도 회복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병원 상담 시 수술법 및 진료 환경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 회복 빨라진 인공관절수술, 노인도 가능
인공관절의 수명은 대개 15~20년으로 평균 수명이 80세라고 가정하는 경우, 60세 이상의 환자는 재수술의 부담이 적어 인공관절수술을 통한 ‘제 2의 삶’이 가능하다. 만약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겠다는 확신이 섰다면 의료진과 수술 방법과 병원 시스템을 꼼꼼히 비교해 봐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부위의 근육과 힘줄을 보존해 회복이 빠르고 치료 경과가 좋은 ‘최소절개 수술법’이 최신 수술법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수술 절개 부위가 15~20cm였다면 ‘최소절개술’의 경우 말 그대로 약 8~10cm만을 절개하기 때문에 관절 주변의 근육과 힘줄을 보존할 수 있고 출혈량도 적다. 자연스럽게 합병증과 부작용도 줄어들고, 환자의 근육과 힘줄이 보존되니 4시간 후부터 조기 재활 치료가 가능해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실제로 최소절개술을 시행하고 있는 웰튼병원이 무릎인공관절 수술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9%가 가장 만족하는 것으로 ‘4시간 조기 보행’을 꼽았다.
다만, 최소절개술은 절개 부위가 작기 때문에 수술 시 시야 확보가 어려워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숙련된 전문의와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수술실 무균시스템’, 재활 프로그램 등도 꼼꼼히 따진다면 한결 수술 및 재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 수술 후엔 재활 치료 중요
고령 환자일수록 수술 후 재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대개 수술 후에는 약 10여 일간 입원하며 전문 재활사의 도움을 받아 재활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송 원장은 “관절의 운동 범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지만 환자의 노력에 따라 기간이 단축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물리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퇴원 후에도 자가 재활운동법을 익혀 꾸준히 운동을 하도록 하고 수영이나 평지 걷기와 같은 가벼운 재활운동을 해주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중 운동은 중력의 힘을 덜 받기 때문에 관절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회복은 빠르게 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송 원장은 “꾸준한 운동은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 통증을 줄여주고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유지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며 “수술 후 일정 기간은 병원을 방문하며 자가 재활 치료와 더불어 전문 재활 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또한 송 원장은 “만약 운동 중이나 일상 생활 중 수술 부위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바로 내원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