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휘는 내반슬(內反膝), 관절염보다 10년 빨리 온다

퇴행성 O자다리 위험… 근력 약해지고 골반 넓은 폐경 여성에게 더 높아
무릎 사이 5㎝ 이상 벌어지면 '근위경골절골술'로 치료
상태 가볍고 통증 없으면 무릎 근력 강화 운동 꾸준히

주부 임모(50·경기 광주시)씨는 2년 전 폐경이 온 뒤부터 다리가 점점 휘었다. 최근에는 양쪽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다리가 벌어졌고, 걷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생겼다. 병원을 찾아가니, 소위 'O자다리'라는 내반슬(內反膝) 판정을 받았다.

연세사랑병원 최유왕 원장은 "성인에게 생기는 O자다리는 관절염과 같은 퇴행성 질환"이라며 "이상을 느껴 병원에 오는 사람의 상당수가 이미 한 쪽 연골이 거의 마모돼 있을 만큼 관절염보다 진행이 빠르며, 무릎 안쪽에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안쪽 연골만 집중 손상, 진행 빨라

연골 전반에 걸쳐 손상이 진행되는 관절염과 달리, O자다리는 내측(무릎 안쪽) 연골이 집중적으로 닳아 없어지면서 생긴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재활의학과 김상현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60세 이후에 흔하지만 퇴행성 O자다리는 50대부터 나타나며, 관절염 말기로 이어지는 기간도 짧다"고 말했다. 최유왕 원장은 "정상 성인의 양쪽 무릎 사이의 거리는 차렷 자세에서 평균 2㎝ 정도"라며 "5㎝ 이상 벌어지면 O자다리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퇴행성 O자다리를 방치하면 20㎝ 이상 벌어질 수도 있다.

좌식생활 폐경 여성 많이 생겨

퇴행성 O자다리는 폐경 이후 여성에게 많다. 좌식생활을 하는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O자다리 위험이 큰데, 근력이 약하고 골반이 넓어 하체의 무게중심이 안쪽으로 쏠려 있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취약하다. 이런 조건에서 폐경 이후 골 밀도가 감소하고 체중이 불어나면 무릎 내측 연골부터 망가진다. 연세사랑병원 김용찬 원장은 "여성은 보행 자세를 예쁘게 하려고 패션모델의 '1자 워킹'처럼 다리를 안쪽으로 모으고 걷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걸음걸이를 하는 여성일수록 하중이 안쪽으로 가해져, 나이들어서 퇴행성 O자다리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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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O자다리가 오면 양쪽 무릎 간격이 5㎝ 이상 벌어지고 다리 각도가 틀어지며, 무릎 안쪽에 통증이 생긴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또, 원래 양쪽 무릎 간격이 넓으면 나이가 들어서 퇴행성 O자다리를 겪을 확률이 높다.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이한용 교수는 "유소년기에 O자다리가 됐는데 교정하지 않고 그대로 성인이 된 사람은 장년기 이후 O자다리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절골술과 연골재생 병행 효과적

퇴행성 O자다리라도, 통증이 없으면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양쪽 무릎이 5㎝ 이상 벌어진 상태에서 일상 생활이 힘들 만큼 통증이 있으면 '근위경골절골술'을 해야 한다. 경골(종아리뼈) 윗부분 안쪽의 뼈를 갈라 5~13㎜ 정도 벌린 뒤 인공뼈를 넣는 수술로, 하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켜 준다. 김 원장은 "인공관절수술에 쓰는 네비게이션 기법으로 정교하게 수술한다"며 "수술 시간은 1시간 내외이며, 보통 6주 뒤에 정상 보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골술만 하면 10년가량 지나 다시 O자다리가 될 수 있는데, 연골을 재생시키는 혈소판풍부혈장(PRP)주사와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 등을 함께 받으면 15~20년가량 효과가 지속된다. PRP 주사는 1주일 간격으로 3회, 줄기세포 치료는 한 번만 받으면 된다.

한편, O자다리가 있는 사람은 평소 무릎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쭉 편 뒤 발등을 10초간 몸쪽으로 당겨서 힘을 주는 스트레칭이 좋다. 매일 50번씩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