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한 허리, 튼튼한 관절] [2] 엉덩이 뼈 부러진 노부모, 큰 병원보다 빠른 병원 모셔야

노인 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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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제일정형외과 병원장
옷을 갈아 입다가 쓰러져서 고관절이 골절된 84세 남성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필자의 병원으로 다시 왔다. 온갖 환자가 너무 많아서 끝없이 기다리다가 계속 심해지는 통증을 못 참고 응급실을 나온 것이다.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수술을 즉시 해야 하는 상태였는데, 환자와 보호자가 망설였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는 환자를 큰 대학병원이 아닌 곳에서 수술하면 위험하지 않겠냐는 걱정 때문이었다. 내과 전문의가 충분히 설명해 수술을 결정하게 했고, 환자는 수술 이후 뼈가 제대로 붙어서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이처럼, 고령자가 골절상을 당하면 수술이 필요해도 환자와 보호자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전신적인 체력이 약한데 수술을 해도 괜찮겠냐는 질문이 늘 뒤따른다. 오래 기다려도 대학병원에서 수술받겠다고 고집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70~80대 이상인 노년층의 골절은 조기 치료와 재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빠르게 수술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면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고, 일상 생활에 곧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미루면 합병증 위험이 젊은 사람보다 훨씬 높아진다. 노년층은 수술이 필요한 골절을 그냥 두면 3개월 안에 사망할 확률이 100%다.

노년층이 특히 잘 당하는 고관절 골절은 방치하면 더 위험하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초기에 골절 부위에서 우리 몸의 총 혈액량 중 3분의 1 정도가 빠져나간다. 60㎏ 성인을 기준으로, 1500~2000㏄의 혈액이 몸에서 소실되는 것이다. 피가 이렇게 많이 나면 환자는 외상성 저혈압에 빠진다. 심한 통증과 함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므로, 욕창·폐렴·방광염 등의 후유증이 흔하게 생긴다.

따라서, 노년층이 골절을 당하면 하루 이틀 안에 필요한 모든 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 정형외과·내과·마취통증의학과가 협진해 고령 환자의 내·외과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체크해서 수술 등 필요한 치료를 하는 시스템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재활까지 도와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더 좋다. 큰 대학병원을 고집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보다, 주변의 정형외과병원 중 이런 곳을 찾아가면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