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_엉덩이뼈에서 줄기세포 뽑아 망가진 무릎 연골 되살려

손상 크기 10㎠ 이하 15~50세 자가골수 이식 연골재생 성공률 80%
태아 제대혈 줄기세포로 관절염 치료도

지난달 20일, 조복순(56)씨는 연세사랑병원에서 왼쪽 무릎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며칠 후 거동이 가능할만큼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조씨 가족은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그런데 수술을 받은 조씨는 정작 자신보다 자녀들의 얼굴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복순씨는 "지금이야 인공관절수술이 관절염 치료의 최후 수단이라고 하지만, 자녀 세대에는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피해 갈 수 없는 질환인데, 이런 대물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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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연세사랑병원에서 왼쪽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조복순씨가 수술 후 가족들과 의료진의 병문안을 받고 웃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로 연골 재생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최근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이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며 "연골 손상 초기 단계에서부터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재생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날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출생 후부터 신체 여러 조직에 있는 '성체줄기세포'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결합된 수정란에서 채집하는 '배아줄기세포'로 구분된다. 배아줄기세포는 수정란을 이용하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의학적인 과제도 많이 남아 있어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환자 자신의 골수나 지방에서 얻을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 치료는 여러 질환에서 차세대 치료법으로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의 엉덩이뼈를 통해 골수를 채취한 뒤 특수 키트를 이용, 원심분리기로 골수 혈액을 농축·분리하고 줄기세포·성장인자·단색세포 등을 수집해 이를 다시 환자의 손상된 연골 부위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투여할 때는 주로 관절 내시경을 사용하지만 연골 손상 범위가 2㎠ 이하이면 주사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연골재생 성공률은 70~80%이며, 주변 연골과 유합 정도가 76~80%에 이른다.

고용곤 원장은 "치료 대상은 15세 이상, 50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으로, 연골 손상 크기가 최대 10㎠를 넘지 않으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태아 제대혈, 중기 이후 관절염 환자도 효과

젊은층의 연골 손상 환자 뿐 아니라 중기 이후의 관절염 환자에게도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3년여의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카티스템'은 태아의 제대혈에서 뽑은 성체줄기세포 치료제이다. 이 치료제는 주사용 유리용기로 만들어져 일반 주사처럼 사용한다. 단, 1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연골 손상 및 결손 환자 뿐 아니라 퇴행성관절염은 물론, 나이와 연골 손상 면적에 상관없이 시술할 수 있다.

고용곤 원장은 "카티스템은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관절염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데, 증상 완화가 아니라 완치가 목적"이라며 "태아의 제대혈 성체줄기세포이기 때문에 자가골수 줄기세포보다 노화가 덜 된 상태로, 치료가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 자체가 일정하고, 면역거부 반응 또한 없다"고 덧붙였다. 시술 시간은 30분~1시간, 2~3일 정도 입원 후 퇴원하면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유럽·일본 등 해외 대학과 연구 교류

연세사랑병원은 병원 내에 연골재생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연구는 물론, 해외 대학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이치로 세키야 교수가 있는 일본 동경 의과 치과대학과 교류를 추진했다. 세키야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 관련 논문만 90건 넘게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대가'로 직접 연세사랑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보다 앞서 히로시마대학 정형외과와도 줄기세포 치료 공동연구 협약(MOU)을 맺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리졸리 연구소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의 재생 및 치료의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연구소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연골재생학회(IRCS)에서 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킨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연세사랑병원과 협약된 대학들은 전문의 등을 서로 파견하고,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고용곤 원장은 "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 시대가 열린만큼 수술 않고 평생 자기 연골로 걸을 수 있는, 선진 의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