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국의료패널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처방약을 정해진 방법대로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 지를 조사한 결과, 5명중 1명 (20.89%) 은 정해진 방법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약을 정해진 방법대로 복용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니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가 52.8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증상이 완화되어서(나아서)’가 23.76%, ‘약을 자꾸 먹으면 몸에 나쁠까봐’가 12.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많은 만성질환자들이 자신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먹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서’, ‘증상이 좋아진 것 같아서’ 같은 자의적 판단에 의해 약을 복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한편, 집안에 방치해둔 의약품이 매해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되고 있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각 가정으로부터 회수해 소각된 폐의약품은 라면 5만 8천 박스에 해당하는 348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회수한 폐의약품 227톤에 비해 53%나 증가한 수치이다. 버려지는 의약품이 많은 근본적인 이유는 많은 경우에서 처방된 약을 충분히 복용하지 않는 등 복약 순등도가 낮기 때문이다.
임의적 약 복용 중단은 복약순응도가 중요한 만성질환 치료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심혈관질환 예방제로 쓰이는 저용량 아스피린의 복약순응도를 조사한 결과 심근경색 2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처방 받은 한국 환자의 33%가 아스피린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의료전문인의 약물치료를 따르지 않게되면 질병상태를 오히려 악화시켜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심각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은 의사처방에 따라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년 발표한 ‘치료지속성에 따른 의료비용 및 건강결과 분석’에 따르면 약물 치료지속성(medication adherence)이 80% 미만인 고혈압환자는 약물 치료지속성이 높은 환자보다 심뇌혈관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2.38배 높고,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도 1.9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혈관질환의 경우, 1994년 미국의 남성 의사 22,0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연구기간 동안 아스피린 복약순응도가 95% 이상인 환자군의 경우 심근경색 발생율이 51% 감소하였고, 아스피린 복약순응도가 50% 미만인 경우 심근경색이 17%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최근 제약업계는 환자의 치료 및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복약순응도를 개선시킨 의약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패키지에 ‘월화수목금토일’ 요일을 기입한 심혈관질환 예방약 ‘바이엘 아스피린 프로텍트 캘린터 팩’을 들 수 있다. 고위험환자군에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챙겨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평소 약 복용을 자주 깜빡하는 중·장년층의 환자들을 위해 포장에 요일을 기입한 것이 특징이다.
‘바이엘 아스피린 프로텍트 캘린더 팩’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이 가능하며, 2주 복용량을 하나의 블리스터로 포장하여 7일(1주)단위의 규칙적인 복용이 가능하도록 제작되었다. 이를 통해 아스피린 프로텍트를 매일 잊지 않고 복용하도록 도와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한번 붙이면 7일간 약효가 지속되는 통증 조절 패취제 등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개선하기 위한 제약업계의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먼디파마 '노스판 패취'는 골관절염 통증, 만성요통 등을 호소하는 만성통증 환자를 위한 통증조절제다. 주사제나 경구제가 아닌 패취라는 점과 한번 붙이면 7일간 약효가 지속되어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 이러한 제약 업계의 복약순응도 개선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가 복약순응도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정확히 약을 복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의약품 폐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남은 약을 약국이나 보건소의 의약품 수거함에 버리거나 약사의 복약지도를 통해 재복용하는 등의 조그마한 실천이 약품으로 생기는 환경오염도 예방하고 약물의 오남용을 막아 개인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