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심(70·서울 관악구)씨는 3년 전 간 여러 곳에 전이된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오씨는 자신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항암제를 골라 6차례 치료받은 뒤, 대장과 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최근 정기검진 결과, 그는 암이 재발하지 않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장암 치료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대장암 5년 생존율은 71.3%로(국가암정보센터 자료), 미국(65%)이나 일본(65.2%)보다 높다. 세브란스병원 대장암전문클리닉 김남규 팀장은 "맞춤항암약물요법과 복강경·로봇수술 등으로 예전에는 치료하기 힘들던 환자의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루(인공항문) 착용 편의성을 높이는 등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 있다.
대장암은 환자마다 맞춤형 항암제를 찾아내 쓰고 새로운 수술법을 도입해 완치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개복하지 않고 배에 작은 구멍만 뚫는 복강경을 이용해 대장암 수술을 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맞춤항암치료: 수술 가능 비율 높여
국내 대장암 환자의 약 30%는 처음 진단받을 때 이미 간에 암이 전이돼 있다. 이런 경우 수술로 간을 절제해야 생존율이 올라가지만, 전이된 범위가 넓으면 수술이 어려워 과거엔 항암약물요법만 했다. 요즘에는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간에 전이된 대장암 환자의 암 조직을 대장내시경으로 떼어낸 뒤 어떤 항암제가 얼마나 잘 듣는지 알아보는 항암제감수성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로 환자에게 가장 잘 듣는 항암제를 고른 뒤 투약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세브란스병원이 이러한 맞춤항암약물요법과 일반 항암약물요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간에 퍼졌던 암세포가 줄어들어 간을 절제할 수 있게 된 비율을 분석한 결과, 맞춤요법이 일반요법보다 23% 높았다.
또한, 2기 이상의 직장암은 대체로 수술 전에 항암·방사선요법을 먼저 적용한다. 세브란스병원 대장암전문클리닉 금웅섭 교수는 "최근 항암제가 좋아지면서 수술 전 항암·방사선요법을 받은 환자 중 최대 25%는 수술 없이 암세포가 완전히 사멸했다"며 "앞으로 어지간한 대장암은 수술 없이 완치시킬 날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강경·로봇수술: 성기능 보존
한국은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대장암에 가장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나라이다. 최근 로봇이 복강경보다 직장암 수술을 할 때 배뇨기능과 성기능을 더 잘 보존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이 복강경 또는 로봇으로 수술한 직장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복강경 수술 환자는 배뇨기능 회복에 평균 6개월이 걸렸고 로봇수술 환자는 3개월이 걸렸다. 성기능의 경우, 복강경 수술은 평균 회복 기간이 1년, 로봇 수술은 6개월이었다.
◇장루전문간호사: 수술거부감 줄여
국내 일부 병원에는 직장암 환자의 장루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장루전문간호사 제도가 도입돼 있다. 직장암 수술 환자의 30~40%는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장루를 다는데, 수치심과 생활의 불편 때문에 환자의 거부감이 심하다. 일반적으로 장루는 배꼽 밑에 다는데, 앉았을 때 주름이 지는 위치에 달면 일상 생활이 매우 불편하다. 또 장루를 단 뒤 일정기간은 떡 등 장루를 막을 수 있는 음식 섭취는 제한해야 한다. 김남규 팀장은 "과거에는 장루를 달기 싫다며 대장암 수술 자체를 거부하는 환자도 꽤 있었다"며 "장루전문간호사 제도를 도입해 장루 위치 선정과 일상 생활을 할 때 장루 관리법 등을 자세하게 교육, 관리해 준 뒤로 환자의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