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시 절개 부위 3분의 1로 줄여, 1~2개월 지나면 운동가능… 안전성·효과 입증된 수술만 시행
고혈압에 당뇨병까지 앓고 있는 유모(82·서울 관악구)씨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잘 걷지 못했다. 고령의 부담도 있어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던 상태. 그러던 유씨가 한 달 전, 지인의 소개로 세란병원을 찾았다. 유씨의 상태를 점검한 의료진은 '미세현미경 신경감압 및 경피적 척추유합술'(경피적 척추유합술)을 실시했다. 유씨는 현재 산책할 수 있을 정도로 거동이 나아졌고,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덕분에 고혈압과 당뇨병도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수술 후유증 거의 없는 '경피적 척추유합술'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진료부원장이 미세현미경을 들여다 보며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경피적 척추유합술을 시행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진료부원장은 "경피적 척추유합술은 절개 부위가 작고, 근육 손상도 거의 없어 고령이나 중증 환자들도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대나 뼈가 신경을 누르고 있으면 이를 잘라내는 신경감압이 필요하다. 노화가 심하게 진행된 환자는 척추뼈가 흔들리지 않도록 유합술을 함께 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척추뼈를 나사못으로 고정하기 위해 등쪽을 15㎝정도 절개했다. 이 때문에 후유증이 컸고, 회복도 오래 걸려 고령이나 중증 환자들은 수술을 포기하다시피 했다. 수술로 인한 근육 손상으로 만성 요통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경피적 척추유합술은 수술 시 절개 부위를 기존 수술의 3분의 1 수준인 5㎝ 미만으로 최소화 한 뒤, 수술용 미세현미경을 들여다 보면서 척추뼈를 고정시키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1~2개월 정도로 짧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가벼운 운동 등이 가능하고, 수술 후 환자 80% 이상은 통증이 사라진다.
오명수 진료부원장은 "척추 질환 수술의 핵심은 원인 제거보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나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비수술로 호전을 보이지 않는 환자나 마비로 다리에 힘이 풀려 걷지 못하는 환자는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기·고령자라면 비수술, 신경가지치료술
매년 4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세란병원을 찾는다. 이 가운데 척추질환 수술이 필수적인 경우는 3% 정도 뿐이다. 나머지는 비수술치료를 실시한다. 세란병원은 비수술치료법 중 '선택적 신경가지치료술'을 많이 시행한다. 척추 질환은 튀어나온 척추디스크 등이 신경을 누를 때 염증물질이 나오면서 통증을 일으키는데, 이 때 염증물질이 많이 분포하는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히면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신경가지치료술이란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을 방사선 장비로 찾아내면서 동시에 약물을 직접 주입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1~2분의 짧은 시간동안 시술할 수 있고, 반복 치료도 가능하다. 가장 염증이 심한 부위만 골라 치료하기 때문에, 급성기의 극심한 통증이 가라앉고 만성통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더디게 한다. 초기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수술에 부담을 느끼는 고령 환자도 안전하고 편하게 치료 받을 수 있다.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수술만 한다"
세란병원은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도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치료와 수술만을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경피적 척추유합술은 물론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 수술, 풍선성형술 등 세란병원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오명수 진료부원장은 "철저하게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수술을 하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세란병원은 총 2만2000건의 수술을 했으며,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이 중 9000건에 달한다.
척추질환자를 집중적으로 보면서 종합병원으로 발돋움한 세란병원은 동반질환에 대한 협진도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척추질환과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데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는 경우, 척추센터와 내과가 협진해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낸다. 국내에서 척추 단일질환의 '1세대'로 꼽히는 세란병원은 척추를 바탕으로 종합병원으로 발전했다. 1987년 서울 무악동에 정형외과 병원으로 개원했으며 1993년 척추센터를 열고 척추질환을 집중적으로 진료하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신경외과, 내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치과 등 총 12개 진료과와 200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