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방학생활에 익숙혀져 있던 아이들은 공연히 꾀병을 부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정작 아플 때 어디가 아프다고 정확히 말하기 보다 신체 이상으로 표현할 때가 많다. 귀나 코를 자꾸 만진다거나 불러도 못 들은 척한다거나 텔레비전 볼륨을 지나치게 크게 높이면 이비인후과 질환일 확률이 높다.
◇중이염 방치, 학습장애 일으키고 비만까지 유발
아이가 귀를 자주 만지고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다면 중이염을 의심할 수 있다. 중이염일 경우 귀 속이 꽉 찬 느낌(이충만감)이 들고 만성으로 진행되면 청력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텔레비전 볼륨을 지나치게 크게 키우는 것도 청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다. 아이들은 표현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처럼 아이의 행동을 통해 신체 이상을 확인해야 한다.
중이염은 특히 감기 끝에 오는 경우가 많아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급성중이염은 약물치료만 잘 받아도 대부분 회복되는데,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중단하면 삼출성중이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삼출성중이염을 방치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청력 손실로 인한 언어 발달 지연이다. 난청으로 인해 정확한 단어를 듣지 못하면 언어 발달이 지체되고 이는 학습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삼출성중이염은 아이의 비만과도 관계가 있다. 최근 진행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삼출성중이염이 아이들에게 과체중 또는 비만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이염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미각에 문제를 일으켜 기름진 식품을 찾게 되는 등 미각을 바꿔 나이가 들면서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감기 후 발생한 삼출성중이염일 경우 최소 3개월간 정기적으로 관찰해 그 이후에도 중이염이 지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 고막 내 환기관 삽입술을 실시하는데, 고막에 작은 튜브를 삽입해 중이에 환기가 잘 되도록 해주는 시술이다.
◇축농증-비염은 집중력·성적 저하
아이가 코를 자주 만지거나 킁킁거리는 버릇이 있다면 축농증이나 비염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축농증이나 비염을 방치하면 아이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저하돼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아이에게 코골이가 있는지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코골이가 있으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로가 누적되므로 낮 시간에도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코골이는 평소보다 낮은 베개를 사용하거나 옆으로 자는 습관 등의 생활요법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 하지만 축농증이나 비염 등 코 질환이 원인일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축농증이나 비염 등의 코 질환이 없는데도 코골이가 심하다면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목젖 양쪽에 위치한 편도(구개편도)나 뒤쪽에 있는 아데노이드(인두편도)가 비정상적으로 커질 경우 기도가 좁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코골이가 일어난다.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은 만 2세 이상, 몸무게 15㎏ 이상이면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수술이 가능하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면역기능을 일부 담당하지만 3세 이상이면 면역기능이 성인 수준에 도달하기 때문에 일부 절제해도 전혀 문제가 없으므로 안심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