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경호가 앓았던 ‘대퇴골두무혈성괴사’란?

입력 2012.01.13 09:06
최근 ‘나는 가수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김경호가 4년 전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는 고관절 질환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는 스토리가 알려졌다. 관절 질환은 흔히 퇴행성으로 나이가 들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관절은 젊은 사람들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인공관절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의 도움을 받아 고관절 질환의 원인과 진단,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뼈에 혈액 공급 중단되는 ‘무혈성괴사’ 가장 많아

무릎 관절염은 흔히 퇴행성이 원인으로 5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데 반해, 고관절 질환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등 외국에서는 퇴행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나, 우리나라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고관절 질환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 질환은 30~50대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아직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학계에서는 과다한 음주 또는 외상으로 인한 골절, 탈구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대퇴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의 외상에 의해서도 자주 발생한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뼈에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뼈가 괴사하는 병이다. 즉, 특정한 부위에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뼈가 죽어버리는 것이다. 혈액이 순환하면서 뼈에 산소와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야 건강한 뼈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그 부위의 뼈가 죽어버리고 구멍이 생겨 부서지게 된다. 즉,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엉덩이뼈와 이어지는 허벅지뼈의 윗부분에 피가 돌지 않아 썩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기 발견 어려워, 양반다리 통증 있다면 의심해야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진행돼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주된 증상인 고관절 부위 통증은 괴사가 상당히 발생한 후, 괴사부에 골절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통증은 대개 갑자기 시작되고 땅을 디딜 때 심해져서 절뚝거리게 된다. 앉거나 누워 있을 때는 훨씬 편안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통증과 대퇴골두의 함몰 변형으로 고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가 힘들어지며, 대퇴골두 함몰이 심하면 다리 길이가 짧아져 쩔뚝거리며 걷는 경우도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조기에 발견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은 허리부근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기타 질환으로 오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양반다리 등의 자세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근육과 힘줄 보존하는 최소절개 수술법, 탈구 위험 줄여 효과적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진행된 경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공관절수술로 알려져 있는데, 고관절 수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탈구로 인한 재수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을 통해 탈구 발생률을 크게 줄였다.

최소절개술이란 기존 15~20㎝였던 절개 부위를 8~10㎝로 절반 이상 줄여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관절을 단단히 지지해 탈구율을 획기적으로 줄인 최신 수술법이다. 또한 예전에는 수술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계속 누워 있어야만 했던 반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로 수술 4시간 이후부터 재활치료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