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에 한 번 주사만으로 정상생활 가능해

입력 2011.12.21 09:05 | 수정 2011.12.22 17:26

정신분열병 최신 치료법

조현병은 환자들이 거부감을 갖는 먹는 약 대신 한달에 한두 번 맞는 주사제가 나와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경북 포항시의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윤모(35)씨는 20대 초반 발병한 조현병(정신분열병)을 치료하느라고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하지만 꾸준한 약물치료로 지금은 다른 사람과 다름없이 살고 있으며, 최근엔 4년제 대학졸업장도 땄다. 윤씨는 "발병 초기엔 내 인생에 취업이란 없을 줄 알았지만 지금은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산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는 "조현병은 당뇨병, 고혈압 같은 일종의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얼마든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주사로 정상 생활

권준수 교수는 "조현병은 평생 유병률이 1%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며 "뇌에 기질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 사춘기를 지나면서 스트레스 등에 뇌 기능이 취약해지면 망상이나 환청이 생기고 말수가 적어지면서 발병한다"고 말했다.

조현병 치료 패러다임은 입원과 격리 위주이던 과거 방식에서 재활과 사회복귀를 돕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치료제도 먹는 약보다는 2주 또는 4주마다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으면 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많이 쓴다. '리스페달 콘스타'가 2주간 약효가 지속되는 최초의 장기지속형 조현병 주사제이다. 한국얀센은 최근 4주간 효과가 지속되는 '인베가서스티나'를 국내에 내놨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쓰면 조현병 환자의 입원률과 재발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의료수가 외에 월 3000엔의 인센티브를 주며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을 장려한다. 일본의 경우 이런 정책적 배려에 우리보다 좋은 환자치료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후지타대학 정신과 이와타 교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경구제에 비해 재발율을 줄여준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다”라며 “특히 발병초기 환자들에게 더 이익이 큰 만큼 초기환자들에게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계를 위주로 변화 움직임이 나타난다. 최근 개원한 경기 용인시 이음병원은 조현병 환자의 재활 치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한국정신사회재활협회는 일선 정신병원의 재활사업을 후원하는 기금을 마련, 매년 20여가지 사업을 지원한다.

먹는 약 멋대로 끊으면 90% 재발

조현병은 적절히 치료받으면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다른 질병보다 재발률이 현저히 높다. 권준수 교수는 "조현병은 재발을 거듭할수록 뇌가 망가진다"며 "약을 먹는 경우 1년 내 재발할 확률이 10~15%이지만, 안 먹으면 80~90%가 재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먹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영훈 교수는 "조현병 환자의 75%는 퇴원 2년 후가 지나면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며, 특히 한국 환자의 25%는 퇴원 7~10일 후에 바로 약을 임의로 끊는다"며 "매일 환자가 챙겨 먹어야 하는 약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처방하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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