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는 환절기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변화무쌍한 바깥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혈관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체온을 유지한다. 이때, 고혈압 환자는 혈압 수치의 급격한 변동을 겪게 된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이모(56) 씨는 5년 전부터 혈압약을 복용해 혈압조절에 큰 걱정 없이 건강하게 지내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환절기만 되면 부쩍 피곤함이 느껴졌다. 특히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져 쌀쌀해지는 날 아침엔 머리까지 무거웠다. 겁이 난 이 씨는 아침 두통이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병원을 찾았다. 주치의는 이 씨에게 “평균 혈압은 안정적이지만, 일과 시간에 혈압이 어떻게 들쭉날쭉한지 살펴봐야겠다”며 24시간 혈압 측정을 권유했다. 혈압이 일정하지 않고 하루 중에 올랐다 내렸다 하는 변동 폭이 심해지면 뇌졸중 위험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그 자체로선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고혈압으로 인한 결과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뇌졸중, 심근경색증, 울혈성 심부전, 신장병, 말초혈관질환 같은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인데, 혈압이 높을수록 이런 질환의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혈압은 수축기와 확장기 혈압이 각각 120mmHg과 80mmHg 이하가 정상이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축기 혈압이 120~139mmHg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89mmHg인 경우를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하는데, 고혈압 전단계인 사람은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니 주의한다.
고혈압은 사망의 주요 원인질환 중 하나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한국인의 약 30.3%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이는 미국(30%)과 유사한 수준이다. 고혈압과 함께 대표적 성인병으로 알려진 당뇨병 유병률보다 세 배 높다. 그런데도 2009년 우리나라 사람의 고혈압 인지율은 58.8%, 조절률은 30.1%였다. 2008년의 인지율 66.1%, 조절률 42.4%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그래서인지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9년 사망원인통계 결과(통계청)에 따르면 고혈압에 따른 직접 사망률은 20년 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고혈압의 영향을 받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사망률은 거의 변동이 없다. 인구 10만 명 당 100여 명이다. 매년 5만 명 이상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고혈압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고혈압의 위험을 줄이려면 제대로 알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재는 평균 혈압만 관리해선 부족하다. 기온 변화나 몸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피로 상태에 대한 관리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혈압 변동성, 중심혈압, 맥압 등 ‘숨은 혈압 3총사’ 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혈압 변동성이 고혈압 환자의 아침을 위협한다?
고혈압 환자는 환절기, 특히 아침 시간대의 관리가 중요하다. 잠에서 깬 몇 시간 동안 심장 활동량이 가장 많은데다 밤새 차가워진 아침 공기로 혈관 수축이 심해져 혈압이 더욱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 혈압은 개인의 활동 내용, 시간대, 기온의 변화 등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이를 ‘혈압 변동성’이라 한다.
혈압 변동성이 있는 경우 주간과 야간에 혈압을 재보면 15~20mmHg 차이가 난다. 동맥 내 혈압은 24시간 동안 최대 50~60mmHg 차이가 있다. 혈압은 수면 중에는 낮아지고 잠에서 깬 뒤 2시간 동안 상승한다. 오전 활동과 함께 혈압이 상승되는데, 상승 상태가 오후까지 지속된다. 저녁에 좀더 오른 후 오후 9시 이후에는 차츰 떨어진다.
혈압 변동성은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의 중요한 지표다. 혈압 변동성은 평균 혈압이나 고혈압 치료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고혈압 환자에 대한 뇌졸중 예견 인자로 꼽힌다. 수축기 혈압변동이 가장 컸던 경우 뇌졸중 위험도가 6~15배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의사들이 환자의 아침 시간을 걱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6만6635명의 환자를 분석한 30개의 임상연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심근경색 중 38%가 아침 6~12시, 뇌졸중의 49%가 아침 시간대에 나타났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혈압 변동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특정 시간대에 두통이나 현기증 등 일시적 혈압 상승이 있는지 체크해 본다.
혈압 변동성 어떻게 알 수 있나?
혈압 변동성은 24시간 활동 혈압측정기를 통해 알 수 있다. 환자가 하루 동안 혈압측정기를 팔이나 허리에 차고 생활하면서 혈압의 변화를 기록하고 분석한다. 24시간 활동 혈압측정기는 병원에서 1만~3만원에 대여해 준다.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일정한 시간마다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의 발생 가능성, 고혈압 정도, 혈압 변동성 등을 판단한다.
24시간 활동 혈압측정기는 백의성(白衣性)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을 판단하는 데도 용이하다. 백의성 고혈압은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나 간호사 앞에서는 혈압이 오르지만 24시간 혈압을 측정하면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 24시간 활동 혈압측정기는 고혈압 약이 혈압을 잘 떨어뜨리는지 확인하는 데 유용하며, 표적 장기 손상이 우려되는 환자의 혈압 변동성 추적에도 적용된다.
고혈압이 아닌 사람도 혈압 변동성이 있으면 위험할까?
평균 혈압이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 이내로 정상인 사람은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상 혈압인데도 일시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폭의 혈압 상승이 일어나거나 돌발성 고혈압이 자주 발생하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6개월마다 혈압을 측정해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장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심혈압’ 조심
고혈압 환자는 혈압 변동성 못지않게 ‘중심혈압’이 심혈관질환의 중요 지표다. 중심혈압은 ‘중심 대동맥압’이라고도 한다. 대동맥이나 경동맥 같은 큰 동맥의 파동을 측정한 것이 중심혈압이기 때문이다. 중심혈압은 손목(요골동맥)에 특정 센서를 부착해 간단하게 잴 수 있다. 중심혈압이 높으면 심장, 뇌, 콩팥 같은 필수 주요 장기에 직접 강한 수축기 혈압이 전달된다. 이것이 혈관손상을 쉽게 초래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 같은 심장병과 뇌졸중 등의 발생률이 증가한다.
학계에서는 팔뚝(상완동맥)에서 측정한 말초혈압, 즉 일반적 혈압이 정상이라도 수면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중심혈압이 정상 범위를 넘어서면 심근경색 위험이 큰 것으로 본다. 일본은 이미 중심혈압을 고혈압 치료 지침에 포함했으며, 국내에서도 중심혈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중심혈압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병원 외래에서 손쉽게 측정할 수 있다.
혈관 탄력성 상징하는 ‘맥압’을 알자!
맥압은 수축기 혈압에서 확장기 혈압을 뺀 것을 말한다. 수축기 혈압이 160mmHg, 확장기 혈압이 80mmHg이라면, 맥압은 160에서 80을 뺀 값, 즉 80이다. 맥압은 혈관의 탄력을 알려주는 지표다. 혈관이 탄력을 잃을수록 맥압은 커지며, 맥압이 클수록 혈관 손상이 심해지면서 관상동맥질환 등이 잘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정상 성인에서 맥압은 대략 35~45mmHg다. 맥압은 나이,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고령의 당뇨 환자일수록 맥압이 크다.
Health Tip 야외 나갈 땐 겉옷 챙기세요 선선한 가을을 맞아 야외 활동을 계획했다면 체온을 지키는 데에도 신경을 쓴다. 특히 아침 운동을 할 때는 쌀쌀한 새벽 공기로부터 순간적인 혈압 상승을 막기 위해 꼭 겉옷을 챙겨 체온을 보존한다. 고혈압 환자는 수시로 수분과 영양분 섭취 흥분되는 운동 경기를 관람할 때는 수시로 수분과 영양분을 섭취해 신체를 안정 상태로 유지한다. 술과 담배는 옐로카드 가을철에 많아지는 술자리와 이로 인해 증가하는 흡연량은 몸의 탈수 현상을 부추겨 혈액을 끈적하게 만듦으로써 혈압을 상승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