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분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접종이 시작된다. 이때 독감백신과 함께 반드시 맞아야 할 예방접종이 있다. 바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이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독감은 1년만에 세계적으로 2000만 명 이상을 사망케 한 인류 역사상 가장 무서운 전염병 중 하나였다. 이때 실제 사망 원인은 독감이 아닌 폐렴구균으로 인한 2차 감염이었다. 이후 독감으로 인한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세계적으로 매년 160만 명이 폐렴구균성질환으로 사망한다. 폐렴구균은 영·유아 및 성인의 코나 목에 존재하는 균으로 정상인의 40~60%가 보유하고 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체내에 침투해 다양한 질환들을 일으킨다. 폐렴구균이 혈액을 통해 침투하면 수막염이나 패혈증, 귀로 침투하면 중이염, 폐로 들어가면 폐렴이 된다.
폐렴구균은 5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수막염, 균혈증, 패혈증 같은 치명적인 질환과 폐렴이나 중이염을 주로 유발한다. 성인에게도 폐렴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은 90가지 이상의 균종(혈청형)이 존재하지만, 소수의 균종(혈청형)이 대다수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세 미만 영·유아, 폐렴구균 주의보 발령!
지난 4월, 부산에 사는 3세 여아가 고열에 시달리며 병원에 입원했다. 처음에는 단순 감기인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이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은 결과, ‘폐렴구균성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폐렴은 알아도 폐렴구균은 생소한 엄마들이 대다수다. 아이는 합병증으로 전신질환인 패혈증까지 와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렀다.
폐렴구균의 주된 표적 대상은 아직 면역체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5세 미만의 영·유아다. 매년 폐렴구균으로 사망하는 160만 명 중 5세 미만 영·유아가 절반을 차지한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같이 독감이 유행하는 환절기에는 평소보다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더욱 폐렴구균성 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주로 코와 목에 상주해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된다.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도 방심은 금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점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이 폐렴에 걸리는데, 이 중 2만 명이 사망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폐렴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뿐만 아니라 노인,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에게도 위험한 질환이다.
폐렴은 바이러스 또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들은 노화나 만성질환으로 인해 폐의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각종 만성질환이나 암 치료 때도 결국에는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2009년 신종플루가 크게 유행했을 때도 실제 주 사망원인은 신종플루로 인한 폐렴 합병증이었다. 따라서 폐렴은 노인 및 고위험군에게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