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story] 만성통증

신경계 점점 망가져 다른 질병까지 불러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76)씨는 오래 전 생긴 통증을 방치하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40대에 당뇨병·고혈압 치료를 시작한 그는 10년 전부터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생겼지만 나이와 지병 때문에 그러려니 했다. 지난 5월 걷기 힘들 정도가 돼서야 대학병원에 갔더니, 척추관협착증·허리디스크·골다공증이 겹친 만성통증이었다. 그는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차단술까지 받았지만 통증은 크게 줄지 않아 마약성 진통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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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심성은 교수는 "나이가 들면 특별한 병이 없어도 여기저기 온몸이 아픈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데, 통증은 자연스런 노화 현상이 아닌 질병"이라고 말했다. 통증은 처음에는 몸의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로 나타나지만, 3개월이 넘어가면 통증의 신호체계인 신경계가 고장나 그 자체로 만성질환이 되며 또 다른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한통증학회는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만성통증을 갖고 있다고 추산한다. 중장년층으로 넘어가면 더 많아진다. 40~50대는 만성통증으로 치료받는 비율이 20~30대보다 1.6배 정도 많다(통계청 자료).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나이와 상관 없이 통증은 초기에 원인을 확실히 치료하면 거의 100% 완치된다"며 "하지만 통증의 신호전달 체계인 신경계가 망가지면 원인질환을 치료해도 통증 자체의 완치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모든 통증은 심각한 원인 질환이 없다고 해도 반드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