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유두종 작은 사마귀 모양으로 성대 주위에 나타나 계속 방치하면 호흡곤란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재발률 높아 정기검진 필수
정모(4·서울시 관악구)군은 석달 전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실려왔다. 소아 천식을 의심하던 정군의 부모는 "성대 부근에 작은 사마귀 모양의 종양이 여럿 생긴 후두유두종"이라는 진단에, "원인이 자궁암을 일으키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라는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정군은 곧바로 수술대에 올라 유두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은 "후두유두종은 재발율이 워낙 높기 때문에 한 번 걸린 사람은 완치된 뒤에도 반드시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아형 후두유두종은 치료해도 쉽게 재발하기 때문에 유두종을 절제해 내고 레이저로 남은 HPV를 근절시키는 것이 좋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HPV 보균 산모가 아이 수직감염
HPV는 인체 내 점막에 서식하는 바이러스로, 수십 종이 있는데 일부는 여성 유두 모양의 종양을 유발하기 때문에 '인유두종(人乳頭腫)바이러스'라고 한다. 성인 여성의 경우, HPV 16형과 18형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고 6형과 11형은 곤지름(질사마귀)을 일으킨다. HPV 6형과 11형이 후두 점막에 감염되면 이곳에서 사마귀가 생긴다.
순천향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효진 교수는 "HPV 6형과 11형 보균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산도(産道)에서 태아가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멈추면 아이가 이 바이러스에 수직 감염된다"며 "바이러스가 아이의 후두 점막에 잠복해 있다가 5세 이하에서 유두종을 일으키면 소아형, 성인이 된 뒤에 유두종을 가져오면 성인형"이라고 말했다. 성인의 경우, 외부에서 감염돼 발병하기도 한다.
◇5세 미만 아동 심하면 질식사 위험
소아형과 성인형 후두유두종은 종양의 갯수가 다르다. 소아형은 많게는 수십개에 이르는 종양이 목 중앙 안쪽, 특히 성대 부위를 덮는다. 김형태 원장은 "어린아이가 자라면서 세포가 과도하게 형성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되면 말을 할 때 쉰 소리가 나고 호흡 곤란이 올 수 있으며, 기도가 좁은 아동은 심하면 질식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영유아의 숨소리가 갈라지거나 숨을 쉬기 힘들어 하면서 보채면 후두유두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 성인형은 종양이 하나만 생긴다. 목소리가 거칠어지지만 기도가 넓기 때문에 호흡 곤란이 오지는 않는다. 김효진 교수는 "성인형 후두유두종은 후두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고, 소아형은 후두암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두종 절제 시술로 재발 억제
후두유두종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타원형의 후두경을 입에 끼우고 현미경으로 환부를 확대해 보면서 미세수술 도구로 유두종을 잘라내는 '후두미세수술법'을 쓴다. 하지만 100% 제거하기는 어렵다. 소아형은 80%, 성인형은 40%가 재발한다. 수술할 때 레이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유두종 세포를 지져 없애고 점막 조직의 흉터를 줄이는 PDL 시술을 동시에 하면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지난 14일 후두유두종이 자주 재발하던 러시아 소녀 2명이 예송이비인후과에서 이 수술을 받았다. 김형태 원장은 "단순히 레이저만으로 점막을 태우거나 하는 등의 수술법은 임상적으로 재발율이 높다"며 "후두유두종은 수술 후 1년간 한 달에 한 번씩, 이후 3개월 또는 6개월에 한 번 정도씩 지속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