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별 어지럼증]
이석증 - 갑작스럽고 심한 어지러움, 대부분 몇주內 사라져
뇌 이상 - 귀 먹먹하고 주변 소리 아득… 뇌출혈·뇌종양 가능성
급성 실혈성 빈혈 - 눈앞 깜깜해지며 어지러우면 위장관 출혈여부 확인해야
심한 어지럼증으로 고생해도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이 꽤 있다. 어지럼증은 대부분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전정기관 이상으로 발생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김희남 교수는 "전정신경계는 크게 귀와 소뇌에 분포해 있는데, 문제가 생긴 부위에 따라 어지럼증 증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귀:갑자기 세상이 돌아가는 느낌 들어
귀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세상이 돌아가고 사물이 기우는 듯한 어지럼증이 갑작스럽고 심하게 나타난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귀 문제의 80%는 이석증(耳石症)이 차지한다.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거나, 전정기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머리가 충격을 받으면 전정기관에 있던 작은 돌(이석)이 반고리관으로 옮겨 들어가 평형감각을 잃는다. 다른 증상 없이 갑자기 몇 초간 참을 수 없는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급성이 대부분이다.
이비인후과에서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쓰고 여러 자세를 취하는 비디오안진검사를 받으면 이석증 여부가 확인된다. 김희남 교수는 "이석증은 몇 주 안에 대부분 저절로 나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 없으며, 어지럼증이 심할 경우 이석정복술이라는 간단한 치료를 한두 번 받으면 바로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석정복술은 이석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고개의 위치를 바꾸면서 시행하는 물리치료다. 한편, 이석증 외에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질환으로는 전정신경염과 전정기관에 물이 차는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각 질환에 따라 약물과 재활요법 등으로 간단하게 치료된다.
◆뇌:주변 소리 서서히 아득해져
소뇌의 전정기관 이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약하게 하루 이상 오래간다. 귀 질환일 때와 달리, 세상이 돌아가는 느낌보다 귀가 먹먹하고 주변 소리가 아득하게 들리는 어지럼증이 서서히 나타난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소뇌의 이상은 염증·출혈·종양 등 심각한 것이 많으므로, 어지럼증을 방치하면 안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장대일 교수는 "젊은 사람은 뇌종양, 중년층 이후는 뇌출혈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이런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진받아보라"고 말했다. 단순한 어지럼증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로 원인을 찾는다. 어지럼증뿐 아니라 걸을 때 비틀거리거나 두통·피로를 동반하면 뇌질환이 이미 소뇌가 아닌 다른 부위까지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빈혈:눈앞이 깜깜해지면 위장관 출혈
전정기관 이상 외에, 비교적 흔한 어지럼증의 원인이 빈혈이다. 하지만 빈혈이 무조건 어지럼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위나 십이지장 등에 궤양이 생겨 출혈이 발생하는 실혈성 빈혈이 있으면, 뇌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빈혈인 사람이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과 함께 어지럼증이 생기면 소화기내과에서 위장관에 출혈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