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新치료법(下)_갑상선암] 손떨림·성대마비 후유증 완벽히 막는다

올초 취업에 성공한 여성 박모(26·서울 구로구)씨는 목에 혹이 만져져 고대구로병원에 갔다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젊은 나이에 암이 생긴 것도 충격이었지만, 몇 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이모가 손떨림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것이 생각나 걱정이 심해졌다. 그러나 주치의는 박씨에게 "요즘은 수술법이 발전해 손떨림 등의 후유증을 완벽히 막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후유증 없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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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수술은 완치 단계를 지나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이재복 교수가 손떨림 후유증을 막는 부갑상선 호르몬 측정법을 이용해 갑상선암을 수술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미세 전극 침으로 후두 신경 기능 확인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완치율이 높아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수술법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발전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재복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환자 중 35% 정도는 손떨림이나 성대마비 등 후유증이 생겼지만, 최근 이런 합병증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수술법이 우리나라에 도입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입된 '후두 신경 자극 탐색기법'이 최신 수술법이다. 갑상선암 수술의 대표적인 후유증이 수술 중 실수로 후두 신경을 잘라내서 발생하는 성대마비이다. 이재복 교수는 "후두 신경 자극 탐색기법은 머리카락 굵기의 얇은 전극 침으로 후두 신경을 1분마다 자극해서 후두 신경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라며 "암이 후두 신경을 침범해 신경을 일부러 잘라내는 경우가 아니면 성대마비를 100%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떨림 합병증은 '부갑상선 호르몬 측정법'으로 막는다. 부갑상선은 크기가 5mm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주변 지방 조직과 모양이 비슷해 수술 중 실수로 절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갑상선이 제자리에서 제거되면 저칼슘혈증이 생겨 손이 떨린다. 이재복 교수는 "부갑상선 호르몬 측정법을 쓰면 부갑상선이 절제돼도 5분 안에 호르몬 농도 변화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며 "이 경우 즉시 자가이식술을 하면 부갑상선이 제 기능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후 나쁜 갑상선암 표적항암제 개발 중

일부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런 암은 완치율 자체를 높이는 쪽으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갑상선암 중 수질암은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하는데, 최근 수질암 환자 10명 중 9명이 갖고 있는 RET 유전자에 반응하는 표적항암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재복 교수는 "이 표적항암제 연구 결과는 지난해 미국종양학회에서 발표돼 큰 주목을 받았다"며 "이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수질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종류는 유두암이다. 올초 유두암원인변이유전자(BRAF) 검사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발표돼, 정부로부터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았다.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류혜진 교수는 "BRAF 검사 기술은 전이성 갑상선유두암 환자를 위한 표적항암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로 불필요한 수술 없애

BRAF 검사는 지난해부터 암 여부가 애매한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때도 사용한다. 갑상선암 진단만으로 악성과 양성을 정확하게 감별할 수 없는 환자가 20% 정도이다. 류혜진 교수는 "이들은 일단 수술해야 하지만, 절개해 보면 실제 암인 경우는 20~30%에 불과하다"며 "BRAF 검사를 하면 암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수술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헬스조선·고대구로병원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