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新치료법 [中] 유방암 다학제 협진 - 성형·재활·정신과 등 참여, 유방 보존술 비율 높여 최소침습법 - 환부 1~2㎝만 째고 수술… 상처·합병증 최소화 표적항암제 - 유방암 줄기세포만 공격, 5년 내 임상시험 가능
주부 김모(36·서울 영등포구)씨는 최근 유방암 치료를 마치고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고대구로병원 유방암센터에서 작은 암조직이 유방 여러 곳에 발생한 '다발성 유방암 1기' 진단을 받았다. 다발성 유방암은 전이와 재발이 잘 돼 초기라도 보통 유방 전절제술을 한다. 그러나 김씨는 9개 진료과 전문의가 모인 협진 미팅에서 "아직 젊고 임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유방 전체를 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협진팀은 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로 암 크기부터 줄이고, 유방내분비외과에서 암 덩어리만 떼어내는 최소절개 수술을 한 뒤, 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추가 항암·방사선 치료를 진행했다. 김씨는 암 치료 도중 림프부종과 우울증이 생겼으나, 재활치료와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치료를 통해 극복했다.
◆4명 중 3명은 유방 보존하고 암만 떼어내
최근 유방암 협진에는 암을 직접 다루는 진료과목 외에, 성형외과·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등이 참여한다. 여성의 상징인 유방의 변형·상실 때문에 다른 암보다 환자가 정신적 충격을 훨씬 심하게 받는다. 수술시 전이를 우려해 림프절까지 제거하기 때문에 림프부종이 흔히 생겨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는다.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서재홍 교수는 "다른 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지만, 유방암은 병기 외에 폐경 여부, 유방 절제에 따른 외모 변화, 환자의 심리 상태까지 고려해서 치료법을 결정해야 예후가 좋아진다"며 "따라서 관련 진료과목이 모두 참여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치료가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은 2009년 다학제 진료를 시작한 뒤 60%이던 유방 보존술 비율이 75%로 늘었고, 림프부종 등의 수술 합병증이나 우울증 발생률은 10~20% 줄었다.
유방암 수술은 다소 큰 암도 피부를 최소한만 째고 절제해 가슴을 보존하도록 발전하고 있다. 우상욱 교수가 유방암을 떼어내기 위해 환부를 절개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수술 후 팔 붓고 못 움직이는 부작용 없애
유방암 수술은 상처와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암의 크기가 5㎝인 3기 유방암까지는 환부의 피부를 1~2㎝만 째고 암을 제거하되,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해서 암덩어리 크기를 줄이고 수술 후에는 방사선치료로 잔여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고대구로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우상욱 교수는 "최소침습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면 유방 전 절제술을 할 때와 재발률·생존율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엔 수술 중 겨드랑이 림프절을 한두 개 잘라내 검사해 보고, 암이 전이되지 않았으면 전체 림프절은 제거하지 않는 감시림프절 수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정립되고 있다. 우 교수는 "림프절을 남겨 두면 수술 후 팔을 들어올리지 못하는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아 여성 삶의 질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유방을 모두 떼어내거나 변형의 우려가 있으면 성형외과 의사가 암 수술시 함께 들어가 미용수술을 같이 하기도 한다.
◆"유방암줄기세포 파괴 5년 내 가능해질 것"
항암치료에선 주사약 허셉틴과 먹는 약 타이커브 등 표적항암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현재의 표적항암제는 HER-2 수용체를 가진 20% 정도의 환자에게만 쓸 수 있고, 쓴다고 해도 내성이 생겨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40%에 이른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줄기세포'를 공격하는 표적항암제가 기대를 모은다. 서재홍 교수는 "10년 전 사람의 유방암 덩어리에서 1% 미만을 차지하는 유방암줄기세포가 발견됐는데, 동물실험을 해보니 이 줄기세포가 유방암 전이·재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줄기세포를 파괴하는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5년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