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뭇거뭇 피부고민, 기미ㆍ주근깨는 왜 생길까?

건강해 보이는 피부를 선호하는 서양과는 달리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희고 고운 피부를 미인의 조건으로 여 겼다. 그중 한국인은 유독 미백에 관심이 많다. 대한 화장품공업협회 2005년 자료 ‘국내 화장품 생산 추이’ 및 아모레퍼시픽의 2007년 자료 ‘화장품산업전망’에 따르면 미백화장품 시장은 2001년 515억원에서 2005년 1355억 원으로 263.1% 증가했다. 화장품업계는 치열한 미 백화장품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쉴새 없이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인다. 피부의 잡티를 말끔히 지워줄 것을 장담하는 수많은 미백화장품 중, 피부에 맞는 옥석을 가리기 위해서는 멜라닌의 생성과 다양한 미백성분에 대한 기초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기미ㆍ주근깨는 왜 생길까?
사람의 피부색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는 표피와 진피 사이의 경계면인 기저 층에 존재하는 ‘멜라노사이트’라는 세포에서 생산된다. 멜라닌의 부모격인 티로 신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활성산소, 자외선에 의한 자극, 티로시나아제 등의 효소로 인해 산화반응을 겪는다. 산화의 산물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피하고자 하는 멜라닌이다.

티로신이 멜라닌으로 변하는 과정은 자외선뿐 아니라 스트레스, 공해, 접촉, 염증 등 피부에 가해지는 모든 정신적•물리적 자극으로 활성화된다. 때로는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 호르몬에 의해서 멜라닌 생성이 이루어진다. 임신기 때 기미가 두드러지는 이유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발라도 멜라닌 형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화이트닝 제품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외선뿐 아니라 다양한 피부 자극에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첨가한다.

멜라닌과 싸우는 미백성분
칙칙한 얼굴을 하얗게 만들어준다는 미백성분은 과연 어떻게 멜라닌과 싸우는 것일까. 미백성분은 크게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유형과 이미 생성된 멜라닌을 환원시켜 색상을 옅게 만드는 유형으로 나뉜다. 전자에는 멜라닌을 생성하는 피부 자극을 적절히 차단하는 성분(자외선 차단제, 활성산소 제거제, 스트레스 완화제 등), 멜라닌 생성을 돕는 티로시나아제 효소에 작용하는 성분(비타민C, 알부틴 등)이 해당된다.

후자에는 생성된 멜라닌을 파괴하는 각질제거 성분(AHA, 살리실산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계를 좀 더 구체화해 생성된 멜라닌을 피부 표면으로 운반하는 운반체의 합성을 방해하거나, 여러 성분을 적절히 혼합해 탄생한 성분을 쉽게 볼 수 있다.

화이트닝 메이크업으로 더 하얘질까?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미백화장품시장은 메이크업라인으로 확장되었다. 기존 화이트닝 메이크업 제품이 자외선 차단기능을 갖춘 것에 그치는 데 비해, 최근에는 미백성분을 함유해 메이크업하는 것으로 스킨케어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들은 빛 반사 기능 첨가 등을 통해 시각적인 미백 효과도 놓치지 않는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화이트닝 성분이 들어 있는 스킨케어 제품과 메이크업라인을 함께 사용하면 기초 제품은 피부 안쪽을, 메이크업 제품은 피부 바깥쪽을 담당해 이중으로 멜라닌이 생성되지 않게 차단한다. 화이트닝 메이크업 제품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어 근본적으로 멜라닌 생성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을 사용해서 금세 뽀얀 얼굴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모든 사람의 피부에 눈에 띄게 효과를 발휘하는 미백성분은 아직 없다. 한 번 생긴 잡티를 없애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장기간 미백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결국 질병에 적용되는 ‘치료보다 예방’이라는 명언이 화이트닝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효과적인 미 백을 위해서 멜라닌 생성의 주요 원인인 자외선을 차단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외선 차단제 바르기를 생활화하고 햇빛이 강할 때는 모자, 선글라스, 장갑 등을 활용한다. 형광등에서 UVA가 방출되므로 실내활동이 많을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적절히 푸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