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코골며 자는 아들, 언제 수술해줘야 할까?

최근 수면의 질에 관심이 부쩍 증가하면서 정보가 범람하지만 정작‘수면전문가’라고 할 만한 사람은 국내에 몇 안된다. 대표적인 수면 질환인 코골이, 불면증, 기면증세 명의 환자가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을 만나 그들의 질환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 냈다.

>>코골이는왜남자에게더많은가요?
코골이 유병률은 남성이 24%, 여성이 9% 정도다. 이렇게 남성과 여성의 유병률에 차이가 나는 것은‘여성호르몬’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지지를 받고 있다. 여성호르몬이 기도의 근육을 탄탄하게 만들어 코골이를 예방하는 효과가있다.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폐경 3년 후가 되면 여성도 남성처럼 코골이가 많아진다.

>>여자인데 코를 심하게 곤다는 사람이 있다. 여성의 코골이는 남성의 코골이와 다른가요?
코를 심하게 곤다고 하면 대개 남자를 떠올린다. 코골이는 남성의 20%에서 나타나지만 여성은 유병률이 5% 정도다. 그러나 코골이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코를 많이 고는 여성은 비만하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기도가 막히기 쉽다.
나이 들면서 코를 골게 된 여성이 많다. 60세가 되면 코골이 비율이 남성 60%, 여성 40%로 비슷해진다. 폐경이 지나면 기도를 둘러싼 근육을 단단하게 만드는 여성호르몬 공급이 끊겨 코골이가 생기기 쉬워진다. 여성은 남성보다‘상기도 저항 증후군’이라는‘소리 없는 코골이’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상기도 저항증후군이란 마르고 턱이 작으며, 불면증이 있고 감정 변화가 심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코골이다. 이들은 수면 중 코를 골기도 하지만 신경이 너무 예민해 수면무호흡증처럼 코를 골다 숨을 멈췄다가 다시 호흡을 재개하기를 반복하지 않고, 호흡 정지 상태가 되기 전에 아예 잠에서 깨 다시 잠들기 어렵게 되는 경우다.상기도 저항증후군이 있을 때는 CPAP보다는 턱성형, 구강내장치가 더 효과적이다.

>>3년 전 코골이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았는데 왜 코골이가 재발한거죠?
김철호씨가받은수술은‘레이저 구개성형술’인데, 최근에는 이 수술법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80~90%에서 코골이가 다시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잘 쓰지 않는다. 미국수면의학회는‘레이저 구개성형술이 코골이 재발률을 높이고,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사망률까지 높일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2002년부터 이 수술을 실시하지 말 것을권고했다. 수술직 후에는 일시적으로 공기가 지나는 통로가 넓어져 코골이 증상이 사라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치료에 쓰이는 고온의 레이저로 손상받은 조직이 쪼그라들고 딱딱해져 다시 기도를 막아 코를 골게된다.
현재 코골이 수술에는 레이저 수술의 단점을 보완한‘고주파 수술’이나 수명이 영구적인‘임플란트수술’, 뼈를 이동시켜 코골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얼굴골격수술’등 다양한 수술법이 쓰이므로 특정 수술로 코골이가 재발해도 다른 수술로 다시 수술을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의일반적인수술성공률은 40~50% 정도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적합한 수술을 받으면 성공률이 70~8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CPAP(지속적양압호흡기)은 왜 이렇게 비싼가요?
CPAP의 초기 구입 비용은 200만원 선으로 과거보다 많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러나 CPAP는 현재 사용되는 코골이 치료 중 효과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적용이 된다면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텐데 우리나라는 CPAP에 보험적용이 안 된다.

>>친구에게 CPAP을 권했더니 한 번 사용해 보고 너무 불편하다고 하는데, 불편함을 덜어 줄 방법이 없나요?
CPAP를 사용하면 처음에는 갈증이 나고 갑갑해서 자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마스크를 벗어 버린다. CPAP을 벗는다는 것은 코로 숨이 안 쉬어져 입으로 호흡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응을 잘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처음 2~3주만 열심히 해보라고 권한다. 불편하다고 사용을 그만두지 말고 의사와 상의해 가해지는 공기의 압력을 낮추거나 자신에게 맞는 마스크를 고르는 등 조금만 노력하면 불편함을 덜 수있다.

>>입 안에 끼고 자는 구강내장치가 코골이에 효과가 좋다는데, 저도 써볼 수 있나요? 코골이 반지나 코걸이 등 코골이 보조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던데 효과가 궁금해요.
CPAP 사용을 꺼리거나 중단하는 환자를 위해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구강내장치다. 투명한 틀니, 교정기처럼 생긴 장치를 입 안에 넣어 목 안에 위치한 인두근·이설근 같은 근육을 팽팽하게 만들어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치료다. 구강 내 장치는 경증이나 중간 정도의 무호흡증에 효과적이며, 치료효과는 40~50%다.
턱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 치아의 개수가 충분하지 않거나, 중등도 이상의 치주질환이 있으면 사용할 수 없다. 장기간 사용할 때는 턱관절이나 치아에 통증이 생기거나 부정교합이 생기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6~12개월 간격으로 치과에서 점검을 받는다. 코골이는 코, 목젖, 혀, 뇌, 폐기능의 조화에 문제가 생긴 것이므로 코골이 반지나 코걸이처럼 콧구멍을 열어주거나 폐로 가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고 해서 절대 좋아지지 않는다. 코골이 환자에게는 기도를 열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골이 때문에 잠을 자면 몸이 개운치 않고 잠에서 잘 깹니다. 수면제를 먹으면 잠이 잘 온다는데 가끔씩 복용하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요?
수면무호흡증이나 심한 코골이가 있을 때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제에 있는‘호흡기능억제작용’때문에 자칫하면 심각한 위험상황에 빠질 수 있다. 부정맥이나 심장병이 있는 코골이 환자는 수면 중 산소포화도가 60%까지 떨어지므로, 잠이 잘 안 온다고 수면제를 먹으면 절대 안된다.

>>아들도 나처럼 똑같이 코골이가 있는데, 언제 수술해줘야 하나요?
미국에서는 소아 코골이는 코골이 그 자체뿐만 아니라 성장발달 지연, 정신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겨 10세 이전에 수술해줄 것을 권한다. 어린이 코골이는 성인 코골이와 수술하는 부위가 조금 다르다. 어린이들은 늘어진 연구개나 목젖이 기도를 막는 것이 아니라 편도선이나 아데노이드(병원에 가면 코편도라고 하는 부위)가 기도를 막는 것이므로 편도선이나 아데노이드를 수술로 제거하면 80~90%에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없어진다. 편도나 아데노이드는 만 12~13세쯤 되면 점점 작아지고 기능이 사라지므로 수술로 제거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