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밝혀진 흡연의 해악 하버드大 - 20년간 5366명 대상 연구 결과 담배피우는 전립선암환자 사망률 비흡연자보다 6%p 높아 피츠버그大 - 1만3000명 대상 연구 결과 15년 이상 담배피운 여성 유방암 위험 34% 높아져
흡연이 남성과 여성의 대표적인 암인 전립선암·유방암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립선암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암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커지고, 흡연을 하는 여성은 유방암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암과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흡연의 직접적인 영향이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 결과 등 최근 흡연과의 관련성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담배, 전립선암 사망률 증가시켜
미국 하버드대 의대 스테이시 켄필드 교수팀은 1986년부터 2006년까지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5366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전립선암을 진단받았을 때 흡연을 하던 사람 중 15.3%가 나중에 전립선암 때문에 사망했다. 반면, 진단 당시 비흡연자는 9.6%만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 나머지는 전립선암이 아닌 다른 질병이나 노환 등이 사망 원인이었다. 전립선암은 진행이 더딘 편이고 치료 효과가 좋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한편, 전립선암 판정 당시에는 담배를 피웠지만 그 이후 10년 이상 금연한 환자는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은 환자와 사망률과 암 재발률 등이 차이가 없었다. 흡연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지만, 담배가 암으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 위험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거의 나온 바 없다.
서울백병원 비뇨기과 여정균 교수는 이 연구와 관련, "카시노젠·니트로사민 등의 담배 속 발암물질은 전립선암 세포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니코틴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신생혈관 생성을 도와 암이 빨리 진행되게 한다"며 "혈중 전립선암 특이항원(PSA) 수치가 높은 고위험군이거나 전립선암에 걸려 치료를 받은 사람은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립선암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사망 위험이 크고, 흡연 여성은 유방암에 더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등 흡연과의 직접 관계가 증명되고 있다. 위 사진은 유방암·맘모톰 검사를 하는 장면. 아래 사진 왼쪽은 전립선암 환자의 CT사진, 오른쪽은 유방암 환자의 맘모그래피 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중앙대병원 제공(아래 왼쪽)·서울아산병원 제공(아래 오른쪽)
◆15년 흡연하면 유방암 위험 34% 높아
미국 피츠버그대 공공보건대학원 스테파니 랜드 박사팀은 여성 1만3000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유방암 발병의 관계를 연구했다. 35년 이상 흡연한 여성은 한 번도 흡연하지 않았던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59% 높았다. 15년 이상 35년 미만 흡연을 한 여성은 34%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손병호 교수는 "담배의 유해물질은 유전자를 손상시키는데, 유전자가 손상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이 신체 조직에 장기간 축적되면 암 발병 위험을 키운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흡연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은 유방 조직에도 동일한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 유방암의 위험이 커지는 것"이라며 "유방 조직이 활발하게 분화되는 사춘기부터 흡연한 여성은 유전자 손상을 더 심하게 입어 나중에 유방암 발병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간접흡연도 똑같은 영향 준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는 "이 두 연구는 외국에서 진행한 것이지만, 담배 속 발암물질의 악영향은 인종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한국인도 마찬가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다른 사람이 피운 담배연기 속 발암물질이 신체에 들어와도 똑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간접흡연도 전립선암과 유방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보건청이 흡연과 유방암의 관계를 다룬 세계 각국의 연구 19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 간접흡연을 오래 한 여성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간접흡연을 전혀 하지 않은 여성보다 최대 9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