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암 이길 수 있다] (3) 난치성 갑상선암

무조건 '착한 암'은 아냐… 조기 발견하면 완치
암 4㎝ 넘거나 피막 뚫고 나오면 고위험
예후는 일반 갑상선암과 큰 차이 없어… 치료법 없는 미분화암은 매우 드물어

강모(66·서울 도봉구)씨는 5년 전 좌측 옆구리 통증으로 동네 의원을 찾았다가 늑골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듣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아갔다. 정밀검사 결과 늑골과 폐에서 암이 발견됐다. 모두 갑상선암이 전이한 것이었다. 주치의는 "남성에게 생긴 갑상선암은 위험한 데다가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됐으므로 바로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두 차례 수술을 받아 늑골과 폐의 암을 제거한 뒤 암이 처음 생긴 양쪽 갑상선을 모두 떼어냈다. 그는 현재 건강하게 살고 있다.

갑상선암은 대개 '착한 암'으로 분류된다. 성장 속도가 거북이처럼 느린데다, 치료 예후가 다른 암에 비해 월등히 좋기 때문이다(5년 생존율 98%). 그러나 모든 갑상선암이 느리고 착하지는 않다. 발병하면 몇 달 안에 목숨을 앗아가는 갑상선암도 있고, 토끼처럼 빨리 자라는 갑상선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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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느리고 착한 암’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고위험군에 속하는 난치성 갑상선암도 있다. 하지만 최근 치료 기법이 발달해 난치성 갑상선암도 예후는 일반 갑상선암과 큰 차이가 없을 만큼 좋아지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미분화암은 대부분 70대 이상에 발병

갑상선암은 더 이상의 세포 분화가 이뤄지지 않는 '분화암'과 세포 분화가 끝나지 않은 '미분화암'으로 나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착한 갑상선암'은 분화암인데, 다행히 한국인에서 생기는 갑상선암의 98%가 분화암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장항석 교수는 "미분화암은 하루가 다르게 전신으로 퍼지며, 보통 발병 6개월 이내에 환자가 사망한다"고 말했다. 현대 의학으로 치료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장 교수는 "전체 갑상선암 가운데 1% 정도만 미분화암이며, 환자 대부분은 70대 이상 고령자"라고 말했다.

일반 갑상선암 중 20%는 고위험군

일반인이 더 조심해야 하는 갑상선암은 미분화암이 아니지만 난치성인 경우이다. 처음 생겼을 때에는 일반적인 분화암이었지만, 나중에 세포가 분화하면서 치료가 어려워지는 경우이다. 장항석 교수는 "분화암도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눈다"며 "암 직경이 4㎝ 이상인 경우, 환자가 45세 이상인 경우, 암이 갑상선 피막을 뚫고 나온 경우, 환자가 남자인 경우 등이 고위험군"이라고 말했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는 난치성 갑상선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이용상 교수는 "일반적인 갑상선암 환자의 15~20%는 고위험군에 속한다"며 "저위험군의 20년 재발률은 10%에 불과하지만 고위험군의 20년 재발률은 45%에 달한다"고 말했다.

난치성 의심되면 바로 수술해야

대부분의 일반적인 갑상선암은 즉시 수술하지 않고 몇 개월 이상 경과를 관찰해도 된다. 또, 미세암의 경우는 암이 생기지 않은 쪽의 갑상선은 그대로 두고 암이 생긴 쪽만 떼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난치성 갑상선암으로 의심되는 고위험군 환자는 가능한 일찍 양쪽 갑상선을 모두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암세포가 언제 다른 부위로 전이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난치성 갑상선암은 주위 림프절에 가장 많이 침투하며, 폐, 뼈, 뇌, 간 등까지 전이되는 경우도 10%쯤 된다. 이용상 교수는 "일반적인 갑상선암 수술은 1~2시간 이내에 끝나지만, 난치성 갑상선암 수술은 평균 10시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치성 갑상선암도 초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예후는 나쁘지 않다. 장항석 교수는 "과거에는 난치성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예후가 나빴지만, 현재는 치료 가이드라인이 정립돼 있기 때문에 일찍 발견해 수술하면 예후가 일반 갑상선암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