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칠수록 뚱뚱해질 확률 높아진다

국내외서 수면 장애로 인한 질환 연구 잇따라
식욕 유발하는 호르몬, 수면 부족하면 더 많이 분비
하루 5시간 미만 자는 사람, 7시간 자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2배 많이 발병

수면 장애가 여러 질병의 직·간접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지고 호르몬 분비 등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배뇨 장애=수면장애가 있으면 배뇨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거꾸로 배뇨 장애가 수면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미국 뉴잉글랜드연구소 연구팀은 평균 연령 48세 남녀 4000여명을 대상으로 10여년간 수면의 질과 배뇨 장애 발생률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수면의 질이 좋은 그룹은 하부요로증상(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자주 소변을 보거나, 소변 후 잔뇨감이 있는 등 여러 형태의 배뇨 장애) 발생 비율이 남성 6%, 여성 10%였다. 이에 비해 수면의 질이 나쁜 그룹은 남성 12%, 여성 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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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장애는 인체의 신진대사 균형을 깨뜨려 배뇨 장애, 비만, 대사증후군 등 여러 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수면클리닉에서 잠을 제대로 자는지 알아보는 수면다원검사를 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남성만 떼어 수면 시간을 조사한 결과 하루 5시간 미만 자는 그룹은 13%에서 하부요로증상이 나타났고, 그 이상 자는 그룹은 7%였다. 이 연구와 관련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오승준 교수는 "중장년기에는 교감신경 흥분, 여성·남성 호르몬 변화, 면역기능의 불균형 등이 수면과 배뇨장애 유발에 간여한다"고 말했다.

비만=수면이 부족하면 비만 가능성이 높아진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수 교수는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지고 그렐린·코르티솔 등의 호르몬 분비량이 많아진다"며 "그렐린은 식욕을 유발하며,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지방 분해를 억제하기 때문에 두 호르몬이 많아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폭식하게 돼 살이 찌고, 일단 찐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상 체중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8시간 재우고 다른 그룹은 잠을 못 자게 해보니 잠을 못 잔 그룹의 에너지 소비량이 최대 20% 낮았고, 그렐린과 코르티솔 분비량은 많았다는 유럽의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와 관련, 뉴질랜드 오타고의대 베리 테일러 교수팀은 지난 2001년부터 2002년 사이에 태어난 남녀 아동 244명의 3~5세 때의 생활습관과 7세 때의 체질량지수(BMI)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3~5세 때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1시간 짧은 아동은 7세가 됐을 때 BMI지수가 0.56 더 높았다.

대사증후군=하루 5시간 미만 자는 사람은 7시간 자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배 가까이 높다. 대사증후군은 우리 몸의 내분비(당 대사 등)·순환기(혈액 순환 등) 기능과 두루 관련돼 있기 때문에 신진대사 이상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팀은 20세 이상 남녀 3572명의 수면만족도와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분석했다. 하루에 5시간 이하 자는 사람 중에서 자신의 수면에 대해 불만족한 사람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32.1%로 수면에 만족하는 사람(24.8%)보다 높았다.

김 교수는 "체질적으로 잠을 덜 자도 신진대사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은 자신의 수면에 만족을 느끼는 동시에 대사증후군 등 신체 이상이 덜 나타나지만,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은 수면에 불만족하게 되는 동시에 신체 이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