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낼 필요없는 가족력
이씨의 부모는 당뇨병을 앓았고, 아버지와 작고한 할아버지는 고혈압이었다. 이씨는 5년 전 아기를 낳은 뒤 고혈압과 당뇨병 검사를 받아봤다. 남보다 이른 나이였지만, 초기 고혈압과 당뇨병 직전인 내당능장애가 나타났다. 약물 요법은 쓰지 않아도 되는 단계였고, 그 뒤로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으로 혈압과 혈당 모두 정상을 유지해 왔다.
직장인 홍모(41·경기 하남시)씨는 2002년 어머니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등졌고, 2007년 형이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홍씨는 "가족력이 있는 것 같으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라"는 형의 말을 듣고도 '아직 젊으니까' 생각하며 신경쓰지 않다가, 지난해 겨울 혈변을 본 뒤에야 병원에 가서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그는 대장 대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고, 현재 힘든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안세현 교수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상당수는 불안과 공포심의 반작용으로 자기최면을 걸듯 '나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검진을 회피한다"며 "가족력은 특정한 질병에 미리 대비하면 그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