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은 후 '골골' 앓는 여성, 칼슘 부족 때문?

옛 어른들은 여성이 빨리 허리가 굽고 신경통을 호소하는 것은 젊은 시절 자녀에게 뼈를 다 나누어 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출산을 많이 한 여성은 뼈가 약해져서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일까? 이는 진실일수도 혹은 아닐 수도 있다.

서구의 발표에서 보면 폐경기 여성의 골밀도가 출산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임신을 많이 할수록 뼈가 더욱 튼튼해졌다는 것이니 우리가 가진 상식과 반대되는 결과이다. 그런데 임신기간중의 칼슘대사, 뼈의 대사를 짚어보면 임신과 출산, 수유기간이 바로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이해하게 된다.

임신을 하게 되면 산모는 태아의 골격형성, 성장을 위해 약 30g의 칼슘을 태아에게 주게 되고 이중 80%는 임신말기에 필요하다. 이외에도 임신유지와 수유를 위해 칼슘요구량은 늘어나서 가임기 여성의 칼슘 권장량은 하루 700mg 정도인데 비해 임산부는 그보다 300mg 많은 1000mg의 칼슘을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처럼 늘어난 칼슘요구량을 충족하기 위해서 칼슘을 저장하고 이를 뼈 생성에 유효하게 이용하기 위해 임신호르몬의 영향으로 칼슘과 뼈의 대사가 변하는데, 임신초반부를 지나면서 장에서의 칼슘의 흡수가 증가하게 되고, 만삭에 일시적인 뼈의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더불어서 만삭, 수유기를 거치면서 뼈의 생성도 빠르게 증가하게 되어 골격계의 건강이 지켜지게 된다.

임산부는 스스로 칼슘 섭취를 늘려서 임신말기 필요 분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만약 만삭에 칼슘이 부족한 경우 태아의 성장을 위해서 실제로 엄마의 척추 뼈 혹은 골반 뼈에서 칼슘을 녹여서 태아에게 주게 되므로 엄마가 아기에게 뼈를 나눠준다는 표현은 맞는 말이 된다. 유제품섭취가 많아서 칼슘섭취가 비교적 풍부한 서구여성들조차 만삭에는 뼈의 손실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이러한 골량의 감소는 일시적이고, 오히려 출산 혹은 수유 후 가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더욱 늘어나 장기간으로 보았을 때는 골량이 늘어난 결과를 보여주게 되어 폐경여성에서는 출산을 많이 할수록 골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인의 경우는 평소 칼슘섭취가 부족하여 하루 음식섭취를 통해 약 500mg 정도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칼슘섭취의 부족이 만삭, 수유기의 골량 감소로 이어지고 이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뼈의 생성증가도 미미하게 되어 결국은 한국여성에서는 아기를 낳을수록 뼈가 약해진다는 속설이 생겨났을 것이다. 만삭에 있게 되는 척추나 골반 뼈의 골 감소는 임산부에서 대퇴부와 골반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골감소가 심한 경우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만삭임산부의 척추와 대퇴골 골밀도가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는 출산, 수유중단 후 골량이 회복되는 일정기간동안 체중이 실리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골감소는 수유중단 후 빠르게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평소 칼슘섭취가 부족하고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고령임신인 경우라면 자연적인 회복이 충분하지 않아 중년 이후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일 수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한국의 임산부는 임신기간 중 두부, 멸치, 뱅어포, 난황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더불어 우유 2컵 혹은 슬라이스 치즈 3장 등 유제품으로 하루 약 400 ~500 mg 정도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혹은 유제품섭취가 어려운 경우 칼슘제나 칼슘을 적당히 함유한 종합영양제를 복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출산 후 빨리 걷기나 가벼운 등산, 계단 오르기 등의 체중부하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골생성을 돕는데 유용하다.

다만 산후에는 관절 통증을 느끼는 강한 강도의 운동은 피하고 서서히 적응해 가며 강도를 높여가도록 한다. 결국 엄마는 태아를 위해 뼈를 나눠주는 희생을 하는 것은 맞지만 현명한 식이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임신과 출산이 여성건강에 마이너스가 아닌 중년을 건강하게 준비하는 항노화의 시작이 되도록 함이 현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