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되는 자폐증_"3세 이전에 발견하면 일반학교 다닐 수 있어"

"자폐증은언제 진단해서어떤 치료를시키는가에 따라아이 미래 달라져"
3년 허비한 민호는 중증으로 악화
즉시 병원 간 승우, 정상 가깝게 호전

최근 국립서울병원에서 자폐증 진단을 받은 민호(가명·5)의 어머니 김모(33)씨는 "3년씩이나 시간을 허비하면서 증상을 악화시켰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민호는 돌이 지나도록 이름을 불러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눈도 맞추지 않았다.

"군인인 남편이 아들과 놀아주지 못해 심리적인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한 김씨는 아들을 사설 심리치료센터에 데려갔다. 그곳에선 "발달이 다소 느릴 뿐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호는 3년간 매주 3회 놀이치료와 미술치료를 했으나 나아지지 않았고, 뒤늦게 병원에 데려가 진찰받은 결과 자폐증이었다. 그동안 민호의 증상은 계속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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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은 최대한 일찍 찾아서 일주일에 25시간 이상 치료해야 한다. 사진은 자폐증 진단표(CARS)로 자폐 증 의심 아동을 진단하는 장면.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국립서울병원 소아청소년진료소 진혜경 과장은 "자폐증은 언제 진단해서 어떤 치료를 시키는가에 따라 아이 미래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은평병원 소아정신과 이순정 과장은 "자폐 아동은 만 3세 이전에 발견해 치료하면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까지 진학할 수 있지만, 5세가 넘어 발견하면 특수학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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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을 일찍 발견해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도 있다. 고등학교 교사 정모(31)씨는 27개월 된 아들 승우(가명)가 눈맞춤과 말을 하지 않으면서 자동차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자, 바로 소아정신과에 데려갔다. 진료 결과 경증 자폐증이었다.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를 6개월간 받은 승우는 말이 트였고 눈맞춤이 가능해졌다. 자동차 소리에 예민했던 반응도 호전됐다. 현재 3개월 간격으로 발달 상태를 검사받으면서 정상에 가깝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조기 진단을 받아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자폐 아동이 더 많다. 우선 자폐증 전문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 자폐증은 완치 가능한 '질병'이 아니라 환자의 불편함을 평생 돌보면서 사회에 적응시켜야 하는 '장애'에 가까운데도, 이에 필요한 사회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다.

아이들세상의원 이현숙 원장은 "어릴 때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증상이 악화된 자폐증 환자는 돌봐줄 부모가 없는 성인이 된 뒤 일반인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자폐증을 충분히 치료하고 관리할 의료체계와 사회보장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